수학이나 과학을 공부할 때 ‘상수’(constant)라는 단어가 나온다. 상수는 변수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항상 일정한 값을 갖는 양(量) 또는 어떤 계산이나 공식에서 일정한 값밖에 취할 수 없는 문자를 말한다.
누구나 알 수 있는 상수로 원주율인 파이가 있다. 3.14로 시작하는 무한수로 원의 넓이 등을 구할 때 사용한다. 수학에서는 이밖에도 자연로그의 밑이라는 ‘e=2.178’이 있고 물리학에서는 물체의 낙하 계산에 사용하는 중력가속도 초당 9.8m가 상수에 속한다. 즉 이 숫자들은 변하지 않는다.
수학으로 계산된 확률은 정해져 있다. 한국로또는 814만5060가지 경우의 수가 있고 이 중 1개가 등장할 확률은 814만5060분의1이 된다. 그런데 이건 상수일까. 수학에서 계산된 확률은 절대불변이다. 매주 토요일에 벌어지는 로또 추첨을 베르누이시행으로 본다면 이 확률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맞다. 그러나 확률의 세계에는 수학적 확률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통계적 확률도 있다. 통계적 확률이란 어떤 사건(일)이 벌어진 결과의 비율을 말한다.
이를테면 6개의 로또숫자가 일주일 전과 일주일 후의 12개 숫자와 일치하는 비율이 같은 로또상품이라도 매번 조금씩 다르다. 거울수를 포함해 한국로또가 약 3개 이상의 비율을 보인다면 호주로또는 3개 이하에서 비율이 형성된다.
중요한 건 아직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로또상품 중 끝까지 검증된 상품이 없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구간·기간·패턴별로 제한된 사건 내에서 어떤 비율을 측정한 적은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사건(가짓수만큼의 표본측정)을 검증한 적은 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지구상에서 가장 적은 16만9911개의 가짓수를 가진 일본의 미니로또(31까지에서 5개 선택)조차 검증하려면 약 3000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 1회가 아닌 매일 상품으로 바꿔도 무려 465.5년이 필요하다.
로또상품은 통계적 확률로 검증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현실적 확률’이라는 불확실성이 있는 단어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세계의 로또프로그램 대부분은 구간·시간·패턴별로 큰 수의 법칙에 따라 결과값을 상수로 정하고 한발 접근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수학적인 계산에 따르면 한국로또의 6개 숫자 합의 중간값은 138이 된다. 이는 ‘큰 수의 법칙’(Law of Great Numbers)에 따라 표본수가 많아질수록, 즉 시간이 흘러 과거의 데이터가 누적될수록 값이 138에 가까워진다는 의미다.
따라서 138을 상수로 정해놓고 과거 데이터에서 합의 추이를 살피면 방향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어떤 구간에서는 138 이하로 움직이다가 어떤 구간에 들어서면 138이상으로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비단 138이라는 숫자뿐 아니라 다른 지표에서 등장하는 숫자도 상수로 사용할 수 있다.
로또세계에서 수학적 확률은 정말 상수일까. 혹시 변수는 아닐까. 물론 변수라 하더라도 의미없는 변동폭을 가지겠지만 말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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