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은 최근 신설법인 '고메드갤러리아'를 통해 신세계푸드의 단체급식 사업을 1200억원에 인수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이번 인수합병(M&A)이 최종 성사되면 국내 단체급식 시장의 판도는 요동칠 전망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급식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단체급식 시장은 삼성웰스토리(매출 약 1조8561억원)가 1위를 지키고 있다. 아워홈(1조2126억원), 현대그린푸드(1조724억원), CJ프레시웨이(7781억원), 신세계푸드(외식 포함 5759억원)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아워홈이 신세계푸드 급식사업부를 품에 안게 되면 단순 합산 시 매출 규모가 약 1조7885억원으로 삼성웰스토리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게 된다. 한화그룹의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언제든 1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 되는 셈이다. 이는 아워홈의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뉴 아워홈의 핵심 성장 전략은 기술 혁신이다. 한화로보틱스, 한화푸드테크 등 그룹 내 기술 역량을 적극적으로 접목해 고질적인 비용 구조를 개선한다는 복안이다. 로봇 등을 활용한 주방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인건비를 절감하고, 스마트 조리 시스템 도입으로 식자재 손실을 최소화하는 등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지난해 아워홈의 사업 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아워홈의 지난해 매출 2조2440억원 중 급식사업이 포함된 식음료 부문은 1조2126억원으로 전체의 54.0%를 차지했다. 핵심 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원가 절감이 필수적인 만큼, 푸드테크를 통한 혁신은 선택이 아닌 생존 과제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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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장 개척 속도… 재무 부담은 과제━
국방부 위탁 확대로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 군 급식 시장과 컨세션(휴게소, 공항 등), 프리미엄 아파트 식음 서비스 등 신규 수요처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신세계푸드 인수는 이러한 신규 시장 공략의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신세계푸드는 고급 아파트 단지 식음 서비스 사업의 선두주자로, 아워홈은 이번 인수를 통해 관련 시장의 경쟁력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고물가 속에서도 차별화된 메뉴와 서비스를 원하는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프리미엄 맞춤형 식단을 앞세워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부사장은 조직 안정화까지 무보수로 일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다만 공격적인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은 당면 과제로 꼽힌다. 한화그룹은 아워홈 인수에 약 8695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는데 이로 인해 주체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차입 부담이 급증했다. 신용평가 업계에서는 부채 비율 상승에 따른 재무안정성 저하가 불가피하며 수차입금 대비 EBITDA(상각전영업이익) 비율이 3배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동선 부사장이 M&A와 푸드테크라는 두개의 성장 엔진을 성공적으로 가동해 단기간 내에 수익성을 증명하고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는 것이 뉴 아워홈의 순항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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