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대 인공지능'(AI)이라는 세기의 대결이 9일 시작됐다. 사상 초유 대결의 설계자 에릭 슈밋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회장도 이번 대국을 관전하기 위해 한국으로 입국했다. 전세계 관중들의 이목이 이번 대국으로 쏠렸다. 경기 결과는 예측불허지만 어차피 승는 '구글'이다. 누가 승리를 거머진다고 해도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이 마케팅 효과 및 이득을 얻는게 가장 크기 때이다.

구글은 이번 대회 상금으로 100만달러(약 12억원)을 내걸지만, 이보다 훨씬 큰 마케팅 효과를 톡히 보고 있다구글 트렌드 분석 결과 구글이 이세돌 9단과 맞대결을 하겠다고 밝힌 지난 1월28일 '알파고'의 검색빈도가 가장 상승했다.

실제 구글의 검색어 분석 시스템인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알파고(Alphago)의 검색 빈도는 구글이 이세돌 9단과 맞대결을 하겠다고 밝힌 지난 1월28일부터 급상승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그만큼 이번 국을 해 많은 사이 알파고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의미다.

이번 대국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앞으로 5번의 대국 때마다 쏟아질 기사량과 SNS 상의 글들을 고려하면 구글의 홍보 효과는 돈으로 셀 수 없을 정도다.

무엇보다 이번 대국을 생중계하는 곳도 구글의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다. 구글은 지난 2006년 유튜브를 인수한 바 있다. 구글이 판을 깔고, 구글의 플랫폼으로 이를 전세계에서 전달하는 셈이다. 이에 따른 경제적 이득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특히 이번 대국은 승패와 관계없이 구글에는 이득이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기면 이를 만든 인간의 기술이 인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더라도 구글은 인간의 두뇌에 도전한 AI의 대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굳힐 수 있다.

실제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슈미트 회장은 승부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는 듯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둘 간 대결의 결과와 상관 없이 이번 이벤트는 인류의 커다란 승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대회가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AI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슈미트 회장은 AI와 기계학습 기술의 발전이 앞으로 인류에게 큰 수혜를 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많은 비용 투자와 노력 끝에 (AI 기술은) 지난 10년간 괄목할 만한 발전을 했다"며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수백가지 언어를 전화기로 동시 통역하는 세상도 곧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알파고가 세계 최고의 바둑 챔피언에 도전하는 9일은 인류사에 매우 중요한 하루가 될 것"이라며 "AI 기술을 통해 더 좋은 세상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늘(9일) 이세돌-알파고 대국이 한창인 가운데,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의 변칙 수에 차분하게 대응하있다. 바둑 해설가들은 "알파고가 더 인간적으로 두고 있다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에릭 슈미트 알파벳 회장. /사진=임한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