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오너 3세가 운전기사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폭언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가뜩이나 재벌 2·3세들의 횡포가 사회적 문제인 상황이어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대기업 임원 차량을 운전한 경험이 있는 근무자들 증언에 따르면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은 그동안 기사에게 폭행과 폭언을 일삼고 위험한 운전을 종용했다. 컵 안의 물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출발·정지하고 사이드미러를 접은 채로 운전하라는 강요가 있었다.


/사진제공=대림산업

심지어 이 부회장의 무리한 요구를 맞추기 위해 대림산업 내부에서는 ‘운전기사 수행가이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행가이드는 이 부회장이 과격한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운전기사가 참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운전 도중 비상등을 켜는 것에 대해서는 ‘에티켓 차원의 불필요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조건도 있다.
이 부회장은 이재준 대림산업 창업주의 손주다. 대형건설사 중 처음으로 3세 경영을 이룬 인물이다. 1968년생으로 경복고와 미국 덴버대학교를 졸업한 후 1995년 대림엔지니어링에 입사했다.


이번 사건 이후 ‘대림아파트 e편한세상’ 브랜드로 잘 알려진 대림산업의 이미지도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이 부회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 3월25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저의 불찰과 잘못이다. 한분 한분 찾아 뵙고 사과드리겠다”며 “여론의 따끔한 지적과 질책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깊은 성찰과 자숙의 시간을 통해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