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하 철도연)은 오늘(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대로템과 철도연이 지난 2월 업무협약을 체결해 터키로 초고속열차 수출 계약을 맺기 직전"이라며 "지난해부터 터키가 관심을 보였고 이제 계약 성사 가시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터키는 현재 앙카라~시바스, 앙카라~이즈미르를 연결하는 총 1077㎞ 구간의 고속철 노선을 건설 중이다. 사업규모는 3조원에 육박한다. 철도연은 터키 외에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국경을 잇는 초고속열차 사업 수주에도 도전장을 내밀 계획이다.
한국이 해외로 처음 수출하게 될 초고속열차는 시속 430㎞급 '해무'(HEMU)다. 해무는 2007년 국가 연구개발(R&D) 사업 주요 과제로 선정, 총 사업비 1182억원이 투입돼 개발된 국산 초고속열차다. 앞서 현대로템이 2010년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한 'KTX-산천'에 이은 2번째 국산 초고속열차인 셈이다.
현대로템, 유진기공 등의 기업부터 철도연, 서울대, 한양대, 코레일 등 52개 기관이 힘을 합쳐 2007년부터 해무 열차 개발에 착수, 5년 만인 지난 2012년 시운전을 위한 시험용 열차 개발에 성공했다. 해무는 2012년 말부터 국내 선로에서 차량안전 시험운행에 돌입해 지난해 말까지 12만㎞를 운행했다. 지난 2013년 3월28일에는 최고속도 시속 421.4㎞를 기록했다. 이는 프랑스, 중국, 일본에 이은 세계에서 4번째로 빠른 것이다.
철도연에 따르면 해무는 글로벌 고속열차 표준 기술인 동력분산형 추진시스템을 사용한다. 즉 6량으로 구성된 해무의 양끝을 제외한 4개의 승객용 객차에 동력이 분산돼 있는 것이다.
해무의 동력분산식 시스템은 차량의 구독축 개수가 증가해 가감속 성능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KTX보다 해무가 최고 시속 3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2분 빠르다.
동력이 객차에 분산돼 동력용 차량을 따로 늘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수송인원도 6량 기준으로 KTX 대비 16% 많은 456명에 달한다. 김석원 철도연 고속열차연구팀장은 "실제 상용화에 쓰일 해무는 총 8량 열차로 구성돼 최대 승객 533명을 실어나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수출계약 전망은 밝지만 국내 상용화 여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국내 선로 상용속도 제한이 시속 300㎞로 묶여 있는 데다가 최대 속도 차이가 시속 130㎞ 이상 나는 KTX와 같은 선로에서 달려야 하기 때문에 열차간 추돌 사고 등이 우려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철도연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안에 현대로템과 코레일 간 계약이 성사되면 차량 제작과 시험운행 등에 대략 4~5년이 추가로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빨라야 2020년쯤 국내에서 달리는 해무 열차를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승행사를 마친 차세대 고속열차 해무(HEMU-430X)가 오늘(6일) 경기도 광명시 KTX광명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뉴스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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