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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잇따라 비대면 해외송금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해외로 돈을 보낼 수 있는 비대면 해외송금서비스를 확대 시행한다.
은행들이 비대면 해외송금서비스에 공을 들이는 데는 최근 증권·보험·자산운용사 등 비은행 금융사들이 외국환업무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외국환거래법 시행령'과 '외국환거래규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핀테크업체나 외국계 기업에서도 외환이체업무가 가능해졌다. 이체업자를 통한 소액외화는 1인당 건별 3000달러 이내, 연간 합산 2만달러 이내로 보낼 수 있다.


◆'OO페이' 전쟁… 수수료 경쟁 본격화

최근 카카오톡은 카카오페이 송금서비스의 베타 버전을 출시했다. 카카오톡을 통해 성인은 50만원을 송금하고 100만원까지 카카오머니를 충전할 수 있다. 만 19세 미만 고객은 수취만 가능하며 잔액한도는 50만원이다.

카카오톡 채팅방에선 공인인증서, OTP(일회용 비밀번호), 계좌번호 없이 지인에게 메시지 보내 듯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다. 송금은 '카카오머니' 충전을 통해 이뤄진다. 계좌 연결을 마치면 카카오톡 '더보기' 탭 혹은 카카오톡 대화창 왼쪽에 위치한 '+' 버튼을 누른 뒤 '송금' 기능을 선택해 카카오머니 형태로 돈을 손쉽게 보낼 수 있다.


앞으로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모바일지갑 서비스에서 간편한 결제시스템을 통한 송금서비스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들은 플랫폼을 통해 송금이체수수료 부담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현재 미국으로 2000달러를 송금할 경우 은행을 이용하면 5만~6만원의 수수료가 붙는다. 유학자금이나 해외근로자가 생활자금을 송금할 때 이 같은 수수료는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핀테크업체나 소액환전사업자의 송금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수수료가 줄어든다.

이들의 송금서비스는 여러 건의 소액환전을 하나로 모아 송금하는 '풀링'(pooling) 방식으로 수수료를 낮춰준다. 현재 카카오페이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없지만 은행에는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은행들 '울며겨자 먹기' 제휴… 수수료 수익‧보안성 우려

현재 카카오페이에는 신한은행, SC제일은행, KDB산업은행, 제주은행, 신협 등 5개 금융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다른 은행들도 고객들의 'OO페이' 열풍에 핀테크기업과 제휴를 맺으면서 동시에 은행 자체 애플리케이션의 송금서비스를 집중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은행의 수수료 수익은 4조9000억원에 달한다. 카카오페이 등과 제휴를 맺으면 수수료 수익도 일정부분 감소할 우려가 있다. 핀테크업체의 간편결제 송금에 대한 보안 우려도 은행들이 선뜻 제휴를 진행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꼽힌다. 카카오가 내놓은 송금서비스 뱅크월렛카카오는 2012년 3월 처음 기획했으나 금융감독원 보안성 검토 탓에 2014년 11월에 출시된 바 있다.

앞서 신한은행도 금융당국에 삼성페이와 은행 간 제휴에 이의를 제기했다. 삼성페이의 일부서비스가 '개인정보 3자제공'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며 금융당국에 유권해석을 요청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삼성페이 사용 시 자사 고객정보가 삼성전자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고 판단했으나 금융당국은 '삼성페이로 가는 금융정보가 암호화 처리돼 문제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그러나 은행들과 삼성페이 제휴업무는 2주간 미뤄졌다.

은행 관계자는 "간편결제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선 은행들도 삼성페이, 카카오페이와 제휴를 미룰 수 없다"며 "단, 미국에서 널리 사용 중인 애플사의 애플페이도 지난해 사고율 6%에 달하는 등 보안 우려가 남아있어 제휴를 맺기 전 보안성 문제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