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부자 빌 게이츠,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 미국에서 부와 권력의 중심에 서 있는 이들은 모두 유대인이다. 미국 인구의 2%에 불과한 유대인이 미국 총소득의 15%에 달하는 돈을 번 배경에는 ‘물고기를 주지 말고 낚는 법을 가르쳐라’라는 유대인의 경제교육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경제를 이해하려면 단연 조기교육이 중요하다. 어린 시절 자신의 통장을 가진 아이들이 어른이 된 후에도 현명하게 경제활동을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따라서 우리 아이를 제2의 워런 버핏으로 키우고 싶다면 일찍부터 은행과 친숙하게 만드는 교육이 필요하다.


‘가정의 달’을 맞아 자녀 선물로 장난감 대신 은행통장을 만들어주는 것은 어떨까. 시중은행들이 가정의 달 기념으로 ‘어린이 전용상품’을 하나둘 출시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우리 아이의 저축습관을 길러주고 나아가 자신만의 재테크전략까지 세울 수 있는 어린이 금융상품의 활용 팁을 소개한다.


[아이] 사랑해적금/사진제공=KEB 하나은행

◆아이 이름 적힌 통장, 재테크의 시작
어린이 전용 예·적금은 아이가 자신의 이름이 적힌 통장을 관리함으로써 책임감을 갖고 금융상품을 운용할 수 있는 구조다. 은행이 금리를 우대해주기 때문에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 통장에서 돈이 쌓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또 다양한 금융체험 등 부가서비스도 제공한다. 아이들은 여름·겨울방학에 경제교육과 영어캠프에 무료로 참여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인기완구 등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

KEB하나은행의 ‘(아이)사랑해적금’은 만 14세 이하 자녀가 가입하는 적금으로 통장에 자녀의 이름, 장래희망, 꿈 등을 새길 수 있다. 만약 교사가 꿈이라면 ‘선생님이 될 OOO의 적금’이 되는 식이다. ‘하나꿈나무적금’은 만 14세 이하 어린이가 희망대학을 정해놓고 실제 그 대학에 진학하면 3년간 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부모는 어린이의 꿈을 응원하고 저축습관을 길러줄 수 있다.

신한은행의 ‘신한키즈플러스적금’은 거래형태에 따라 가산금리를 최대 0.6%포인트 제공한다. 새해, 설날, 추석, 어린이날 이후 5영업일 안에 저축하면 해당 저축 건별로 연 0.1%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어린이전용펀드에 가입하면 목돈 마련과 재테크교육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어린이펀드 운용보고서는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정보를 제공해 훌륭한 재테크 교재가 되고 투자의 개념을 심어준다. 무엇보다 장기운용을 통해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어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필요한 종잣돈 마련에도 적합하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25개 어린이펀드의 최근 3년간 평균수익률이 3.47%로 나타났다. 연 1%에 불과한 예·적금 금리와 비교하면 3배가 넘는 수익률이다.

세제혜택도 있다. 어린이펀드는 상속증여법에 따라 만 18세 이하 자녀에게 10년간 투자원금의 2000만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다. 따라서 자녀의 안정적인 경제생활 지원이 가능하다. 다만 한번 가입하면 장기운용해야 하므로 투자종목의 성장, 가치 등 투자스타일이 명확한 펀드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어린이펀드는 장기간 투자가 중요한 만큼 단기성과뿐 아니라 최소 3년 이상 누적운용성과도 함께 비교해야 한다”며 “오랜기간 얼마나 꾸준한 수익을 냈는지 살펴보고 어린이펀드에 투자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 행복채움교실. /사진제공=NH농협은행

◆엄마 손잡고 온 경제교실에서 ‘부자 걸음마’
최근 금융전문가들은 어린이 금융상품 가입과 함께 아이 스스로 금융활동을 할 수 있는 금융교실 참여를 독려한다. 아이가 금융정보를 배우고 미래 금융계획을 세우는 의사결정능력을 키울 수 있어서다.

가정의 달, 사람들이 북적북적 몰리는 놀이동산보다 온 가족이 함께 금융교육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금융교실에 참여해보자. 은행들은 어린이 금융교실을 꾸준히 열고 있다. 지난해 7월 금융감독원은 ‘1사 1교 금융교육’을 도입해 총 2795개 학교(전체 학교의 약 25%)와 2190개 금융회사 점포가 결연을 맺었다. 2263개 학교는 아이들에게 금융교육을 실시했고 교육에 참여한 학생은 16만6023명에 이른다.

우리은행은 2004년부터 매년 서울 중구 소공로 본점 지하에 위치한 은행사박물관에서 ‘어린이 체험교실’을 실시한다. 체험교실은 은행의 역사를 주제로 금융·경제정보를 전달하고 아이들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NH농협은행의 행복채움금융교실은 초·중·고등학생뿐 아니라 지역 소외계층에게 금융교육을 제공한다. 농협은행은 1327명의 내부 직원으로 구성된 행복전도사를 활용해 다문화가정, 새터민, 청소년, 노인 등 교육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전국 어디든지 찾아간다. 지난해에는 총 2244회에 걸쳐 약 11만8000명에게 맞춤형 금융교육을 제공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교실은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에게 금융교육뿐 아니라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직업을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며 “아이들은 금융생활에 꼭 필요한 정보를 배우고 생생한 직업을 체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어린이 경제마을 화폐퍼즐 게임. /사진제공=한국은행
 어린이 경제능력 키우는 온라인교육 3
1. 한국은행 어린이경제마을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화폐가치, 경제상식, 세계경제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도록 경제게임 동영상으로 만들어 제공한다. 화폐의 빈 곳을 채워 화폐를 완성하는 화폐놀이 게임, 대포를 쏘아 은행권에 숨어 있는 위조방지장치를 찾는 슈팅게임, 경제퀴즈를 풀면서 빙고를 만드는 경제빙고 게임 등이 있다.

2. 금융감독원 금융교육센터
‘슬기로운 생활금융’을 주제로 금융회사가 하는 일, 소득을 얻는 여러 방법, 저축하는 이유, 편리한 신용거래 등 금융 전반의 지식을 1~4단원의 영상플래시로 분류해 선택 학습할 수 있다. 보드게임에선 학습영상을 연계해 아이들이 한 단원을 끝낼 때마다 경제교육의 재미를 느끼도록 했다.

3. KEB하나은행 하나시티
어린이들은 가상도시 ‘하나시티’의 시민으로 사이버머니의 생산 및 저축, 소비활동을 통해 경제를 배운다. 어린이가 가장 선호하는 직업 10종으로 이뤄진 직업군 아바타를 통해 올바른 경제관과 직업관을 가질 수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