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선을 넘을까. 중국증시가 앞으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관심사다. 시장의 예상은 상반된다. 앞으로 중국증시가 크게 하락해 2600선까지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와 3200선까지 뛸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린다. 저마다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명확해 방향성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 30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중국증시는 과연 어느 쪽으로 움직일까.


/사진=이미지투데이

◆3000선 오가는 박스권
현재 2900선을 이탈한 상하이종합지수는 일일 거래량이 수 거래일 감소하는 등 짙어진 관망세 속에서 유동성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와 상당기간 조정기를 거쳐 반등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팽팽히 맞선다.

사실 중국증시가 급등한 지난해 7월부터 서킷브레이커발 투매세가 나타난 올해 1월까지의 상황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았다. 단순히 수치적으로 차이가 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방향성 자체를 읽지 못했다.


올해 들어서는 폭락으로 시작해 3000선을 오가는 박스권 장세를 보인다. 상하이지수는 지난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정치협상회의) 개최 등의 영향으로 4월 중순 3100선을 넘보며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상승분을 반납하고 5월 하락세를 지속해 지난 9일 2900원선이 무너졌다.

◆2600선 지지 여부 확인해야

그렇다면 중국증시는 앞으로 어느 쪽으로 움직일까. 우선 5월에는 중국당국이 지원한 자금 만기와 신정책 시행 등 다양한 변수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장세 전망이 어둡다. 유동성 부담에 대한 우려 속에 증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중국당국이 앞서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로 지원한 자금의 만기가 이달이다. 지난 2~8일에 만기를 맞은 역RP 물량은 1300억위안(23조1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업 납세시즌 돌입 ▲거시건전성(MPA) 평가 ▲부동산시장·인터넷금융·선물시장 관리감독 강화 ▲중앙은행의 레버리지 축소 방침 등도 시장 분위기를 무겁게 만든다.

여기에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부채비율은 2008년 155%에서 2015년 260%로 급증했다. 부실대출 규모는 총 매출의 5.5% 수준으로 2년 사이 두배 가까운 증가세를 나타냈다. 최근까지 늘어난 신규대출의 약 40%가 이자 상환을 목적으로 하는 자금 대출이라 중국발 부채 확산 위기설이 흘러나온다. 일각에서는 중국발 금융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뿐만 아니라 기업실적 둔화와 보호예수물량 해제 조치 역시 중국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조정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투자자 관망세가 짙어진 점도 부정적이다. 위안화 가치가 큰 폭으로 절하된 것 역시 증시에 찬물을 끼얹는다.

인민일보는 지난 9일 유력인사 발언을 인용해 중국경제가 ‘U’자, ‘V’자형 단기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은 거의 없고 앞으로 1~2년 이상 ‘L’자형 정체를 보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관영언론인 인민일보가 비관적으로 중국경제를 전망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인민일보가 장기 침체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경기 비관론이 흘러나왔고 투자심리는 위축됐다.

이상현 현대증권 해외상품부 대리는 “지난 3월 발표된 경제지표가 회복세를 보였지만 4월 제조업지표와 수출·수입부문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면서 중국증시의 발목을 잡았다”며 “중국증시 추가 하락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2600선 지지 여부를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3200선 상승 여력 있다"
반면 중국증시가 상당기간 조정기를 거쳐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상당하다. 현재 상하이지수는 2800대지만 3000선을 다시 넘을 것이라는 예측도 적지 않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중국증시가 급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크레디트스위스가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해 인민일보의 부정적인 전망이 시장에 우려감을 더했지만 상하이지수는 연초 급락세를 차츰 만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전문가들은 상하이지수가 앞으로 12개월 동안 지금보다 약 13% 오를 것으로 내다본다. 3200선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중국 증시데이터 전문분석기관 포렉스테스터(Forex Tester)에 따르면 상하이지수의 지난 4월 한달간 상승률은 마이너스 1.94%다. 그러나 마지막 10거래일간의 상승률은 마이너스 4.44%에 달하는 만큼 단기간에 걸쳐 반등의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난 1일 ‘전국사회보장기금조례’가 시행되면서 2조위안 규모의 양로금이 증시에 투입된다. 중국증시 상승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선강퉁(선전-홍콩 증권거래소간 교차거래) 출범 임박과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편입 등도 중국증시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 관리감독 개혁과 은행부채의 주식전환 등을 논의하는 중국 전국금융공작회의 개최 역시 시장에 호재다. 최근 중국 부동산시장에 회복조짐이 감지되고 주요 거시지표 개선세가 뚜렷해지면서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도 중국증시에 훈풍으로 불 전망이다.

왕밍리 국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증시가 디폴트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힘들겠지만 사회자금의 유입은 분명히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경기가 살아나고 거시경제지표들이 호조를 보이면서 증시는 차츰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