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을 사흘 앞둔 지난 12일 충남 논산시 한 고등학교의 스승의 날 기념식에서 학생들이 선생님들에게 꽃을 달아주고 포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선생은 있지만 스승이 없다'는 말이 있다. 학교가 대입을 위한 지식 양성소가 된 데에 대한 비판이다. 교사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조롱도 담겨 있다. 그런 의미에서 '스승'이 지니는 의미는 남다르다. '스승'은 삶의 지혜를 전달하는 진정한 선생의 의미가 내포돼 있다.
학생들은 평소 교사에게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스승님'이라고 하지 않는다. '선생님'이라는 표현이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는 우리의 현대 언어문화다. 그럼에도 5월15일을 '선생의 날'이라 칭하진 않는다. '스승의 날'이다. 왜 '스승의 날'일까.

'스승의 날'은 1963년부터 시작됐다. 정확히 말하면 당시엔 '은사의 날'이었다. 1958년 충남 강경여자중고등학교의 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은 병환 중인 선생님을 위문했다. 이것이 계기가 돼 1963년 청소년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에서 처음으로 '은사의 날'을 정했다.


최초 '은사의 날'은 5월26일이었다. 1965년 정부는 '은사의 날'을 '스승의 날'로 이름을 바꿨다. 그리고 5월26일에서 5월15일로 그 기념일을 앞당겼다. 이날은 세종대왕 탄신일이다. 겨레의 위대한 스승 세종대왕처럼 인류를 위한 참 스승을 기린다는 의미다.

'스승의 날'은 잠시 폐지되기도 했다. 1973년 정부의 서정쇄신방침에 따라 사은행사를 규제하면서다. 그러나 1982년 전두환정권은 스승을 공경하는 풍토조성을 위해 '스승의 날'을 부활시켰다. 교육공로자에게는 직접 포상하기도 했다.

'스승의 날'. 오늘날 이 의미는 무엇일까. 5지선다와 각종 수행평가에 빠져있는 학생들, '스승'이 아닌 '선생'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사회 풍토. 이러한 문화를 지내온 기성세대들이 내 자녀만큼은 진정한 '스승'을 만나길 바라는 마음은 아닐는지. 지난해에도 올해도, 다음해에도 5월15일은 '선생의 날'이 아니다. '스승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