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피의자. /자료사진=뉴시스
강남역 살인사건의 원인이 조현병으로 지목된 것에 대해 의료계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이사장 정한용)는 지난 23일 성명을 통해 "남성과 여성의 갈등, 조현병에 대한 과도한 분노와 혐오 등 사회적 갈등이나 불안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우려된다. 조현병 환자들의 범죄율은 일반인보다 낮은 편이며, 적절한 급성기 치료 및 유지 치료를 통해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학회는 "가해자의 조현병 진단과 치료 병력이 집중적으로 보도되며 분노와 혐오가 모든 조현병 환자들에게로 향하게 되지는 않을까 염려된다"며 "이번 사건의 내용을 지나치게 사회 전반에 일반화해 더 큰 갈등이나 불안을 일으키게 된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학회는 "가해자의 충분한 정신 감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건의 원인을 조현병의 증상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다"며 "앞으로 프로파일러 이외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충분한 정신 감정이 더 필요하다"라고 이같이 말했다.

학회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이 커지면 환자와 가족은 낙인으로 인해 질환을 인정하기 더 어려워지고 돌봄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편견을 조장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은 물론 적극적으로 편견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언론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유도되지 않도록 그 파급력을 고려해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보도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