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윤 경기 안산 단원고 교장이 14일 오후 교내 시청각실에서 열린 학부모 총회에 참석해 4·16가족협의회가 제안한 기억교실 이전 계획안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단원고 재학생 학부모들이 ‘기억교실’ 이전계획을 거부하기로 했다. 경기 안산 단원고 재학생 학부모들로 이뤄진 '단원고 학부모회'는 어제(14일) 저녁 8시 교내 시청각실에서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학부모회는 ‘4·16가족협의회’의 기억교실(세월호 희생학생들이 사용했던 교실) 이전 계획을 거부하고 학교이전 요구, 등교거부 등에 나서기로 했다. 이 자리에 모인 학부모 30여명은 4·16가족협의회가 지난 9일 경기도교육청과 단원고에 제안한 기억교실 이전계획서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

앞서 가족협의회는 안산교육지원청 별관(기억교실 임시이전 장소) 공사 완료일 전후 3일 동안 기억교실에 있는 유품 등을 정리해 이전하겠다는 '기억교실 이전 일정'을 지난달 24일 전달한 뒤 지난 9일 추가 계획을 제시했다. 추가계획 내용은 기억교실 창문·창틀 분리·포장, 천장 석고보드 분리·보존·포장, 내·외부가 디자인된 5톤 탑차 6대 준비 등이다.


학부모들은 "안산교육청 별관 공사가 오늘 완료됐는데 가족협의회는 유품 이전 등을 하지 않고 또 다시 이전계획서를 보내왔다. 계속 협의만 하면 교실은 언제 옮기느냐"며 가족협의회 계획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이들은 가족협의회의 추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 경우 교실공사로 인해 학생들이 소음 피해 등을 받을 수 있다며 아예 학교를 이전시키는 방안을 내놨다. 학부모들은 이전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해 답변이 없을 경우 '학생 등교거부' 운동까지 벌이기로 했다.

한편 가족협의회와 재학생 학부모 대표단(각각 4명)은 지난달 12일 면담을 갖고 협의를 통해 단원고 기억교실을 이전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