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뉴시스 제공

바이리라는 중국기업이 최근 아이폰6가 자사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애플에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중국 화웨이는 지난달 미국에서 삼성전자가 모바일 특허 11개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다.
글로벌 기업들간의 특허분쟁이 격화하는 추세다. 기업들은 시장을 독점하기위해, 혹은 살아남기 위해 특허출원에 목을 맨다. 이른바 '특허괴물'로 불리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들은 기업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소송을 제기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는 비단 IT 업체만의 일은 아니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 또한 ‘특허 연합’에 가입하는 등 특허분쟁을 의식한 준비에 만전을 기한다.


하지만 이런 흐름을 역행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미국의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다. 엘런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2014년 6월 컨퍼런스콜에서 자사의 모든 특허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IT와 자동차가 결합된 ‘스마트카’의 첨단을 달리는 이 회사의 특허공개는 적지않은 파장을 미쳤다.

◆특허 공개한 테슬라

“만약 기업이 특허에만 의존한다면, 그것은 기업이 혁신하지 않고 있다는 뜻과 같다. 이번 특허 공개는 테슬라와 전기차업계 모두에게 좋은 일이 될 것이다.”


특허를 개방하며 엘런 머스크가 한 말이다. 특허분쟁이 격화하는 시기에 테슬라는 왜 이런 결정을 한 것일까. 엘런 머스크는 “특허가 실제 발명가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며 기술발전을 오히려 저해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특허가 거대 기업의 입지를 강화하고, 법조계 사람들의 배만 불리는 도구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는 부작용 또한 지적했다. 이는 미국의 현재 특허제도 및 특허소송이 기술 및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기보다 저해하고 있다는 점을 강력하게 지적한다.


테슬라의 이런 결정은 앨런 머스크의 기술적 자신감에서 비롯한 결정이라는게 보통의 시각이며 특허에 매몰된 다른 기업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하지만 아무런 계산없이 단순히 ‘전기차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모든 리스크를 감당한 결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테슬라는 분명히 현재 가장 매력적인 전기차를 만들어내는 업체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들의 최종적 목표는 ‘자동차 시장’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충전중인 테슬라 차량. /사진=테슬라모터스


◆앨런 머스크의 야망
우선 테슬라라는 기업 자체만 놓고 봐도 자동차보다는 ‘슈퍼차저’ 충전인프라에 더욱 많은 관심을 보인다. 테슬라가 보유한 특허 역시 슈퍼차저와 배터리 기술에 치우쳐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초 기준으로 미국에서 143건, 유럽에서 64건의 특허를 출원했는데, 자동차 기술이 약 30%, 배터리 기술이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특허를 공개한 이유는 이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사회적 에너지 기간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인프라 확장 차원’의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특허를 오픈소스화 해 다른 기업이 ‘슈퍼차저’나 슈퍼차저를 이용하는 자동차를 만들게 한다면 인프라의 확장이 더욱 쉬워진다.

이 계획은 앨런 머스크가 최대주주로 있는 태양광 발전시설 공급회사인 ‘솔라시티’와 다시 연계된다. 솔라시티를 통해 생산한 전기가 슈퍼차저를 통해 확보한 전기차에 공급되는 그림이다. 최근 머스크는 테슬라의 솔라시티 인수를 제안했다. 테슬라가 솔라시티를 인수하면 파워월 ESS 시스템, 솔라시티, 테슬라모터스로 이어지는 에너지 기업이 완성된다. 결론적으로 테슬라의 특허공개는 에너지 인프라 확장을 위한 전략이었던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