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과 중복이 지나고 말복이 다가온다. 고단백질 보양식을 먹어야 찌는 듯한 더위를 건강히 보낼 수 있다는 선조의 지혜를 따르는 이들로 매년 복날 삼계탕 가게 앞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하지만 최근 ‘복날=삼계탕’이라는 공식을 깨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색다른 무엇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특히 여름이 제철인 전복은 영양학적 가치가 뛰어나 여름철 활력과 떨어진 입맛을 돋우는 데 탁월한 재료다.


‘바다의 산삼’, ‘패류의 황제’,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는 진상품’ 등의 별칭에서 알 수 있듯 높은 가격, 고급스러운 식재료 이미지로 쉽게 접하기 어렵기만 했던 전복. 이 전복을 이용해 정갈한 한상 차림을 선보이는 곳이 최근 SNS를 달구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임금에게 올리는 상을 일컫는 ‘수라’, 베푼다는 의미의 ‘선’이 합친 ‘수라선’이 바로 그곳이다. 서울 잠실 리센츠상가 지하에 위치한 이곳은 완도산 전복, 목포에서 공수한 민어, 연평도와 강화도에서 가져온 싱싱한 꽃게 등을 주재료로 한상차림을 선보인다.
수라선의 주방을 책임지는 김세훈 대표는 이력이 독특하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IT기업 출신의 미식가이자 뛰어난 요리 솜씨를 인정받은 엘리트다. 조리에도 일가견이 있는 그가 밥투정하던 딸아이에게 직접 담근 전복장으로 비빔밥을 만들어 줬더니 밥 한그릇을 금새 비웠다고 한다.

그가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은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자극적인 맛은 피할 것’과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도록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이곳을 찾는 이들은 어린아이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다양했다.

최상급 완도산 전복에 약재와 다양한 야채를 넣고 달인 간장소스를 부어 숙성시킨 전복장 비빔밥은 쫄깃한 전복이 씹히는 맛이 기가 막히다. 평소 짜게 먹거나 자극적으로 먹는 식습관이 있는 사람들에게 약간 싱겁다는 평을 받을 수도 있겠다. 소스가 더 필요하다면 추가해준다.


민어 돌솥밥 역시 입맛 까다로운 고객에게 합격점을 받은 메뉴다. 여수와 목포에서 공수한 민어는 비린내가 나지 않도록 꼼꼼히 손질해 조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조리가 시작되기 때문에 15분가량 소요되니 성격 급한 사람은 미리 전화로 주문하기를 권한다.

최근 새롭게 선보이는 떡갈비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제주 흑돼지 갈비살에 전복내장, 새우살을 넣고 설탕 대신 약간의 꿀을 넣어 단맛을 가미했다. 새우살을 식감이 느껴질 정도로 썬 뒤 갈비살과 함께 뭉쳐 고소하면서도 탱탱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위치 신천역 7번 출구 리센츠상가 지하1층
메뉴 전복장 비빔밥 9400원, 민어 돌솥밥 9800원, 제주 흑돼지 떡갈비 1만원
영업시간 (점심) 11:30~15:00 (저녁) 17:00~22:00 (일요일 휴무)
전화 070-8828-8100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4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