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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기소된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현직 부장판사가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일 김수천 인천지법 부장판사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부장판사는 정 전 대표에게 재판 관련 청탁과 함께 총 1억70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정 전 대표 소유의 레인지로버 차량을 시세보다 싸게 구입한 뒤 정 전 대표로부터 차량구입 대금 5000만원을 되돌려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 부장판사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의사로부터 "정 전 대표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탁을 받고 수표 500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지난해 네이처리퍼블릭의 상품을 위조·판매해 기소된 인물들의 항소심 재판을 맡아 '엄벌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1심보다 높은 형을 선고했으며 정 전 대표가 낸 경비로 베트남 여행을 함께 다녀왔다는 의혹과 김 부장판사의 딸이 네이처리퍼블릭이 후원한 미인대회에서 1위로 입상하는 과정에서 후원금 명목의 돈을 받았다는 의혹 등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1일 조사과정에서 김 부장판사가 심신미약 상태를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오후 9시쯤 긴급체포하고 다음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부장판사는 금품수수 사실에 대체로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지난 2일 "누구보다도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과 도덕성을 갖춰야 할 법관이 구속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점에 대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과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오는 6일 양승태 대법원장은 전국 법원장 긴급회의를 열고 직접 대국민사과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