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호위함 조감도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수주가뭄으로 그늘이 드리워진 조선업계에 한줄기 빛이 들었다. 수요가 줄어든 상선과 플랜트에선 어려움을 겪지만 군수사업에선 실력을 인정받은 것.
◆현대중공업
24일 현대중공업은 필리핀 국방부로부터 배수량 2600톤급 최신예 호위함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총 3700억원 규모로 지난 7월 뉴질랜드 군수지원함 수주 등 해외 방산시장서 잇단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번에 수주한 호위함은 길이 107m, 폭 12m 규모의 다목적 전투함이다. 최대 25노트(약 46㎞/h)로 4500해리 이상의 항속거리를 보유해 먼 바다에서도 순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특히 태풍과 열대성 기후 등 필리핀의 거친 해상조건에서도 작전성능과 생존성을 유지해야 한다.
호위함 성격에 맞춰 76㎜ 함포와 함대공 미사일, 어뢰, 헬리콥터 등 다양한 무기체계를 탑재해 대공(對空), 대잠(對潛) 작전을 두루 수행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월 입찰에 참여해 프랑스, 스페인 등의 방산전문 조선소와 경합을 펼친 끝에 8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약 2개월간의 계약조건 협상 등을 거쳐 최종계약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은 2척의 호위함을 오는 2020년까지 필리핀 국방부에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 1980년 12월 한국 최초의 전투함인 ‘울산함’을 건조한 이후 지금까지 이지스함과 KDX-Ⅱ 구축함, 초계·호위함, 잠수함 등 한국 해군의 주력 함정을 건조했다. 지난 7월에도 뉴질랜드에서 2만3000톤급 군수지원함 1척을 수주하는 등 방글라데시, 베네수엘라 등 해외 함정 시장에서 잇달아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우조선 잠수함 진수식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은 잠수함에서 성과를 올렸다. 지난 2011년 인도네시아 국방부로부터 수주한 잠수함 3척 가운데 두 번째 함의 진수식을 가졌다.
이날 진수된 잠수함은 수주 당시 국내 방산수출 역사상 최대 규모인 약 11억달러에 수주한 잠수함 3척 중 두 번째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3월 1번함을 진수한데 이어 2번함도 성공적으로 진수했다. 잠수함은 조선기술의 꽃이라 불릴 정도로 높은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인도네시아 1400톤급 잠수함은 대우조선해양이 1988년부터 건조한 장보고-I급 잠수함을 건조하는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를 지속 발전시켜 독자 개발한 우리나라 최초의 수출형 모델이다.
길이는 61m며, 40명의 승조원을 태우고 중간기항 없이 1만해리(1만8520km)를 운항할 수 있다. 이는 부산항과 미국 LA항을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인도네시아 잠수함 프로젝트는 수주 당시부터 국방부, 외교부, 해군, 방위사업청 등 군·관의 전방위적인 협조가 결실을 맺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계약 초기 수출입은행의 9억 달러에 이르는 자금지원 확약이 계약성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인도네시아 잠수함 프로젝트의 마지막 잠수함도 건조 작업을 진행 중이며, 3번함의 마무리 작업에는 인도네시아 조선소도 동참할 예정이다. 이 3척의 잠수함은 오는 2017년 3월부터 2018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며, 인도 후에는 지역 영해 수호와 해상 연합작전 등을 수행하며 30년 이상 운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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