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 열풍 속 주목할 만한 롱런브랜드
2만원대 브랜드 제품과 1만원대 노브랜드 제품의 품질이 같다면 어떤 것을 선택하겠는가. 장기불황이 이어지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소비가 늘어나는 추세다. 주머니가 가벼운 소비자를 겨냥한 대형마트의 자체개발 상품인 PB(Private Label)제품 등 브랜드를 강조하지 않고 제품 자체로 승부하는 노브랜드 전략이 인기를 끈다.
노브랜드 전략은 제품가격에서 브랜드 값이라는 거품을 뺀다는 의미로 알려졌다. 한편에는 기업이 브랜드 가치를 키울 돈과 시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나온 꼼수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만한 확고한 브랜드가 있다면 굳이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가격전략을 포기하면서 저렴한 노브랜드 상품을 만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한번 사면 수년 이상 꾸준히 쓰는 자동차, 냉장고 같은 내구성 소비재는 물론이고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필수 소비재에서도 브랜드의 역할은 중요하다. ‘잘 키운 브랜드 하나 열 아들 부럽지 않다’라는 속설을 떠올려 볼 때다.
◆장수브랜드의 위력
브랜드를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발전시킨 기업은 브랜드 하나만으로 먹고 살기도 한다. 실제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으며 롱런하는 브랜드가 많다. 누구나 다 아는 대표적인 브랜드 몇개만 소개한다.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라틴어 이름에서 유래한 박카스. 박카스는 1961년 알약으로 탄생한 후 1963년부터 현재 같은 음료 형태로 나왔다. 이미 시장에 나온 지 50년이 훌쩍 넘은 대표 자양강장제 박카스는 동아제약을 업계 최고의 반열에 올려놓은 효자상품이다.
/사진=뉴시스 조종원 기자
1974년 첫선을 보인 국내 속옷브랜드 비비안은 벌써 40년이 넘은 국민브랜드다. 비비안은 신축성이 강한 스타킹으로 시작해 여성 몸매를 살려주는 속옷 전문브랜드로 성장, 여성 속옷시장에서 1위를 유지 중이다.
과자업계 브랜드 네임은 기껏해야 3~5년밖에 버티지 못한다는 속설을 깬 살아있는 전설이 있다. 새우깡은 1971년 탄생한 이래 과자업계의 기존 관념을 무너뜨리면서 대한민국 최고 브랜드 중 하나로 성장했다. 새우깡과 비슷한 수많은 PB제품이 난무하지만 아직은 난공불락이다.
귀뚜라미 보일러의 브랜드 네임 탄생 스토리도 특이하다. 1962년 신생 브랜드로 탄생한 후 보일러의 각종 경고음이 귀뚜라미 소리처럼 들리는 것에 착안해 1990년 아예 귀뚜라미 보일러로 개명했다.
이외에도 국내에서 높은 브랜드 가치를 형성한 브랜드가 더 있다. IMF 외환위기에 많은 부침을 겪은 후 변형된 형태로 브랜드를 유지 중인 OB맥주도 국내 소비자에게 인지도가 높은 대표브랜드다. 바나나맛우유나 초코파이도 국내 대표브랜드로 논란의 여지가 없다. 특히 소비재 성격이 짙은 장수브랜드들은 성별이나 나이와 상관없이 오랜 기간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어서 기업가치가 높다.
투자자 입장에서 장수브랜드는 매력적이다. 많은 개인투자자가 주가 변동이 큰 코스닥의 IT나 바이오 종목을 선호하지만 안정적인 주가흐름을 보이는 장수브랜드 보유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실제로 농심, 동아쏘시오홀딩스, 오리온, 빙그레 주식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였다.
◆매력적인 장난감기업
미국으로 눈을 돌려보자. 1800년대 탄생한 브랜드가 현재까지 살아남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장수브랜드 코카콜라는 1886년에 탄생했다. 유아용품에서 출발해 제약분야로 사업을 넓힌 존슨앤드존슨도 같은 해 처음 선보인 브랜드다. 수프로 유명한 캠벨수프는 1869년에 출시됐다. 우리나라에 한국타이어가 있다면 미국에는 1898년 탄생한 굿이어가 있다.
코카콜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투자 관점에서 보면 코카콜라는 지난 54년 동안 배당금을 매년 올려 지급한 회사다. 지난 50년간 주가는 3000% 이상 상승했다. 투자의 귀재로 칭송받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 28년간 단 한주도 팔지 않은 주식으로도 유명하다.
브라운, 페브리즈, 제스트, 타이드, 다우니 등 내로라하는 브랜드를 갖고 있는 프록터앤갬블(P&G)도 비슷하다. 배당 역사로 보면 P&G는 코카콜라를 능가한다. 무려 60년 연속 배당했다. 과거 50년동안의 주가상승률은 무려 2710%다.
물론 장수브랜드 보유기업의 단점도 있다. 주가가 탄력적으로 강하게 올라가기보다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기 때문에 개인투자자의 환심을 사기 어렵다.
상대적으로 이들보다 탄력적인 브랜드 2개를 소개하겠다. 다름 아닌 장난감브랜드다. 워싱턴포스트는 장난감 분야 1등으로 ‘스타워즈 로그 원 레고’와 ‘포켓몬’을 선정했다. 포브스에서 게임 분야 1등으로 선정된 아이템은 ‘포켓몬 선&문’이다. 1996년 세상에 나온 이후 20년째 전세계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는 포켓몬의 경우 올해 ‘포켓몬 고’ 열풍이 불었다는 점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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