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가 담배를 피우면 비흡연자도 간접흡연의 피해를 입는다. 흡연자의 배우자는 비흡연자 배우자에 비해 폐암 발생확률이 30% 높고 심장병에 걸릴 확률은 50% 더 높다. 간접흡연의 피해는 특히 어린이에게 더 큰 피해를 입히는데 간접흡연을 한 어린이가 그렇지 않은 어린이에 비해 암에 걸릴 확률이 10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간접흡연의 피해는 사람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반려동물 역시 간접흡연의 피해를 입는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최근 간접흡연이 반려동물의 생명을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흡연자가 키우는 개는 천식,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에 더 자주 걸리며 폐암 발생확률이 증가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특히 개의 두상(머리 모양)에 따라 위험요소가 달라지는데 그레이하운드, 도베르만 등 코가 긴 장두종의 경우 담배 연기가 긴 비강을 통과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강종양 발생확률도 2.5배 이상 높아진다. 반면 상대적으로 비강이 짧은 퍼그, 불독 등 단두종은 흡연물질이 비강을 통과하는 시간이 짧고 그만큼 폐에 도달하는 흡연물질이 많아져 비강종양보다 폐암 발생위험이 증가한다.
고양이도 간접흡연의 피해를 입는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하루에 담배를 한갑 이상 피우는 주인이 키우는 고양이의 경우 림프육종 발생확률이 2.5배 높아진다. 5년 이상 간접흡연에 노출된 고양이는 림프육종 발생확률이 3.2배까지 높아진다.

고양잇과 동물은 그루밍(혀로 털 고르기)을 하기 때문에 흡연자가 내뿜은 담배연기를 흡입하는 2차흡연 피해에 이어 털과 피부에 남아있는 담배의 악성성분에 의해 3차흡연 피해도 입는다. 공기 중의 담배 연기가 사라져도 털과 피부에 담배의 악성성분이 오랫동안 남아 그루밍 과정에서 고양이의 입안으로 들어가면서 구강종양을 유발한다. 흡연자의 고양이는 ‘구강편평상피암’ 발생률이 2~4배 높아지는데 1년 생존률이 10%밖에 안된다. 이밖에 조류와 기니피그, 금붕어도 간접흡연의 피해를 입는다.

집밖에 나가서 흡연하면 약간의 도움은 되지만 간접흡연을 완벽하게 방지하지는 못한다. 특히 신생아의 경우 부모가 집밖에서 담배를 피우더라도 비흡연 부모의 신생아에 비해 담배성분에 5~7배 더 많이 노출된다. 이런 피해는 반려동물에도 적용된다.
다행스럽게도(?) 흡연자들에게 “당신이 기르는 반려동물이 간접흡연의 피해를 입는다”고 말하면 담배를 더 쉽게 끊는다고 한다. 만일 주변에서 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흡연을 한다면 이런 방식으로 금연을 권장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