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의 비하 의미로 쓰이던 ‘아재’가 최근 트렌드 키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썰렁한 개그에 ‘썩소’를 짓던 사람들이 센스 넘치는 ‘아재개그’에 ‘빵’ 터진다. 심지어 아재파탈, 아재슈머 등이 유통가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아재들은 어떻게 ‘폄하’의 대상에서 ‘친숙’의 대명사로 떠올랐을까. <머니S>가 정유년 핫 키워드로 ‘아재’를 선정, 경제와 사회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영향을 끼치는 ‘아재문화’를 분석했다.<편집자주>
#직장인 김중년씨(44)는 요즘 온라인쇼핑몰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지난달 우연히 휴대폰으로 남성정장 바지를 특별할인가에 구입한 이후 쇼핑의 재미를 알아버린 것. 김씨는 "구입한 옷을 입고 회사에 갔더니 패션감각이 젊어졌다며 여직원들의 칭찬이 이어졌다"며 "이후 퇴근길에 늘 휴대폰으로 오늘은 어떤 옷이 나왔는지 나도 모르게 검색하게 된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서아재씨(55)는 주변 지인의 추천으로 동호회 활동에 참여한 후 자전거의 매력에 푹 빠졌다. 매주 가게일이 바쁜 와중에도 일요일 오후에 시간을 내 한강라이딩을 즐긴다고. 며칠 전에는 고성능 MTB자전거도 구매했다. 서씨는 "지난해 고3이던 자녀가 대학에 입학한 후 이제는 내 시간을 가져보려 노력 중"이라면서 "내일은 라이딩 전용복을 2~3벌 구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40·50대 아재들의 소비열풍이 거세다. 이들은 90년대 초, 개성 강한 'X세대' 호칭을 들으며 젊음을 만끽하던 세대. 그동안 움츠렸던 소비욕구를 해소하기 시작한 이들이 유통가의 귀한 손님으로 떠올랐다. '돈 좀 있는 형님'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직장인 김중년씨(44)는 요즘 온라인쇼핑몰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지난달 우연히 휴대폰으로 남성정장 바지를 특별할인가에 구입한 이후 쇼핑의 재미를 알아버린 것. 김씨는 "구입한 옷을 입고 회사에 갔더니 패션감각이 젊어졌다며 여직원들의 칭찬이 이어졌다"며 "이후 퇴근길에 늘 휴대폰으로 오늘은 어떤 옷이 나왔는지 나도 모르게 검색하게 된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서아재씨(55)는 주변 지인의 추천으로 동호회 활동에 참여한 후 자전거의 매력에 푹 빠졌다. 매주 가게일이 바쁜 와중에도 일요일 오후에 시간을 내 한강라이딩을 즐긴다고. 며칠 전에는 고성능 MTB자전거도 구매했다. 서씨는 "지난해 고3이던 자녀가 대학에 입학한 후 이제는 내 시간을 가져보려 노력 중"이라면서 "내일은 라이딩 전용복을 2~3벌 구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40·50대 아재들의 소비열풍이 거세다. 이들은 90년대 초, 개성 강한 'X세대' 호칭을 들으며 젊음을 만끽하던 세대. 그동안 움츠렸던 소비욕구를 해소하기 시작한 이들이 유통가의 귀한 손님으로 떠올랐다. '돈 좀 있는 형님'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돈 쓰기 시작한 아재들
아재들의 소비열풍은 수치로 증명된다. BC카드 빅데이터센터의 40·50대 업종별 지출증감률을 살펴보면 2016년 아재들의 소비는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자료에 따르면 40·50대의 편의점 지출증감률은 41%, 온라인쇼핑은 53.6%에 이르렀다. 특히 헬스클럽 지출은 188.8%, 피부·미용 지출은 107.2% 증가해 40·50대의 자기관리열풍이 확산됐음을 알 수 있다.
아재들은 온라인에서도 지갑 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온라인 쇼핑사이트 쿠팡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1~6월) 40·50대 남성 구매자의 평균 증가율이 88%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쇼핑업계 관계자는 " 몇년전부터 유통업계에서 잠재적인 고객인 중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한 것이 조금씩 결실을 거두고 있는 것 같다"며 "또한 모바일·인터넷결제에 상대적으로 어두운 중년층의 경우 최근 네이버페이나 삼성페이 등 결제시스템이 간편해지면서 소비가 늘어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화점업계는 아예 아재들을 위한 전용관을 만들었다. 롯데백화점은 명동본점에 카메라 및 관련 기기와 키덜트상품 등 다양한 남성 취미 관련 상품을 선보이는 '멘즈아지트'를 선보였다. 신세계강남점도 2016년 2월 증축에 맞춰 본관 6층과 신관 7층에 '멘즈 살롱'을 열었으며, 현대백화점도 이와 비슷한 '현대 멘즈관'을 2013년 무역센터점에 리뉴얼 오픈했다. 현대백화점은 두번째 멘즈관을 2015년 8월 판교점 오픈과 함께 공개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 생긴 판교점 현대 멘즈관에는 '스마트 미러'를 통해 가상 착장을 해볼 수 있는 매장인 갤럭시 IT라운지, 고급 카메라브랜드 라이카 매장, 자전거 및 튜닝 아이템을 판매하는 편집매장, 고급 이발소를 표방한 바버숍 등 남성들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 핫플레이스가 넘친다.
매출도 호조세다. 신세계 멘즈 살롱은 2016년 8월1일~11월30일 전체 매출 신장률이 전년 대비 61%에 이르렀다. 현대 멘즈관도 2016년 9월1일~12월20일 월별 평균 매출 신장률이 전년 대비 10.7%로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남성들이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르면서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한 전문관을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다"며 "백화점 남성고객의 비중이 지난해 상반기(1~6월)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판교 멘즈관 모습. /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아재는 왜 자신을 꾸미는가
현재 대한민국은 소비불황기를 보내고 있다. 소비자물가가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탄핵정국까지 맞아 서민들의 지갑은 더욱 굳게 닫혔다. 하지만 아재들의 소비열풍은 불황 속에 나온 현상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이들은 왜 지갑열기를 주저하지 않게 된 것일까.
이와 관련 다수의 전문가는 "육체는 늙기 시작했지만 정신이라도 젊어지고 싶은 욕구가 소비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사회정신건강연구소 관계자는 "40·50대는 노년기를 앞둔 소비여력이 있는 세대"라면서 "자기관리에 공을 들이고 그동안 사고 싶던 상품을 구매하면서 더 늙기 전에 나름대로 젊음을 불태우고 싶은 의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당분간 아재들의 소비열풍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가구의 비중은 1990년 9%에서 2015년 26.5%로 증가했으며 오는 2035년에는 34.3%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치가 나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인가구가 늘면서 나만을 위한 소비가 더욱 확산돼 소비여력이 좋은 40·50대의 구매가 올해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편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당분간 아재들의 소비열풍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가구의 비중은 1990년 9%에서 2015년 26.5%로 증가했으며 오는 2035년에는 34.3%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치가 나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인가구가 늘면서 나만을 위한 소비가 더욱 확산돼 소비여력이 좋은 40·50대의 구매가 올해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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