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재 인터뷰 JTBC 뉴스룸. 지난 2014년 9월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인문정신문화 진흥 국민대토론회에서 조현재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왼쪽)과 김소영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자료사진=뉴시스
조현재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방송 인터뷰를 가졌다. 조현재 전 차관은 어제(30일) 저녁 방송된 JTBC 뉴스룸과 인터뷰를 가지고, 문체부 인사전횡,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에 대한 손석희 앵커의 질의에 여러 증언을 내놨다.
앞서 언론을 통해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실체에 대해 밝힌 유진룡 전 문체부장관은, 조현재 전 차관이 리스트를 직접 받아왔다고 증언했다. 조현재 전 차관은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문체부 내부 인사전횡을 폭로하기도 했다.
이날 전화연결을 통해 인터뷰를 진행한 조현재 전 차관은 먼저 “어렵게 응했지만 국민들의 알권리를 어떻게든 충족시켜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며 인터뷰에 나선 배경을 밝혔다.
조 전 차관은 “알 수는 없지만 짧은 시간에 연결된 걸로 봐서는 김종 전 차관과 최순실씨, 그리고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어떤 식으로든 연결이 된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핵심 인물들의 연관성에 대해 추정했다. 박근혜 대통령까지 연루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유추 해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본인이 말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으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조 전 차관은 이날 뉴스룸에서 보도된 김기춘 전 실장의 “이건 내 뜻이 아니다” 발언에 대해서는, “맞다. 그래서 유진룡 전 장관이 참 황당하다, 그렇게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유 전 장관이 비리전력 인물의 인사를 반대하자 김기춘 전 실장이 윗선의 뜻임을 시사하며 요청을 거절한 사실을 시인한 것이다. 조 전 차관은 “누군가 힘 센 사람의 부탁을 받은 것으로 그렇게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조 전 차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조 전 차관은 “2014년 6월초 교육문화수석비서관실에서 문화체육비서관으로 근무하던 김소영 비서관이 A4 두 장짜리로 돼 있는 명단을 전달해 줬다. 유 전 장관에게 보고하고 이 명단에 있는 사람들한테는 문체부에서 지원이 안 가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들었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가져와서 회의를 했다. 황당하다, 이거 무시하자, 이런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서 향후에 청와대에서 지원거절 요청이 온다고 하면 TF에서 그걸 완곡하게 거절한 모양새를 갖추자고 했다. 그러다가 6월 말쯤에 전달해 준 비서관으로부터 리스트를 폐기해 줬으면 좋겠다고 들어 6월말쯤에 폐기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리스트에 있던 인물 가운데 기억나는 이로 한국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 하철경 회장을 꼽았다. 조 전 장관은 “예총이라고 한다. 거기에 괄호하고 하철경이라고 협회 회장이 있다. 그분 이름은 기억난다”며, “이분은 단체와 이름이 같이 있고 예총이 좀 보수단체로 물어봤다. 김소영 비서관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만든 데를 묻자 정무에서 만들어서 자기는 잘 모른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조 전 차관은 블랙리스트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는 조윤선 장관에 대해서는 “조윤선 장관은 아마 6월초에는 정무수석을 하지 않은 걸로 기억하고 있다. 6월 중순쯤 오신 걸로 알고 있다. 제가 받아온 거는 6월초에 왔으니까 초창기 리스트는 모를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런데 그 이후에 많이 만들어진 것은 아마 2014년 말이나 2015년 초로 그때는 정무수석을 하신 걸로 알고 있다. 그러면 상식적으로는 보고를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이후에는 리스트의 존재를 인지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조 전 차관은 “세월호 참사 이후에 문화예술단체를 비롯해서 정부에 비판적인 단체의 활동이 많았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이것이 시작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한다”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작성된 배경을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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