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숙 교수, 최순실·정유라 만나 달라 3번 부탁"… 류철균 교수 "친한 관계라고 생각"

김경숙 교수. 김경숙 이화여대 교수가 지난달 1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김경숙 이화여대 교수가 류철균 이화여대 교수에게 최순실씨와 정유라씨를 만나라고 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류철균 이화여대 교수 측 변호인은 오늘(2일) "류철균 이화여대 교수가 김경숙 이화여대 교수의 부탁으로 최순실씨와 정유라씨를 한차례 만났다"고 말했다.
구본진 변호사는 이날 류 교수에 대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학장이 부탁을 세차례 해서 할 수 없이 지난해 4월 교수실에서 최씨 등을 1분 동안 만났고, 당시 최씨 등이 누구인지 전혀 몰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류 교수가 정씨의 성적을 위조한 경위에 대해 "김 전 학장이 부탁을 하니까 조교들에게 '잘 봐주라'고 얘기를 한 것"이라며 "해당 강의를 들은 학생이 2900여명인데, 그 중 정씨를 포함한 100여명의 점수를 올려 줬다"고 말했다.


구 변호사는 류 교수가 정씨의 답안지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교육부가 감사를 시작하기 훨씬 전, 정씨가 언론에 오르내릴 때 답안지를 허위로 작성해 끼워 넣은 것을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씨와 정씨의 인상을 묻는 질문에 "최씨와 정씨가 류 교수를 만나러 교수실에 들어올 때와 나갈 때 인사도 안 했다고 한다"며 "최씨 등을 만난 뒤에 김 교수가 '인상이 어땠는가' 등 질문을 해 친한 관계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이날 오후 1시30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에 출석했다. 성창호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후 3시부터 류 교수의 구속 여부를 심리 중이다.

특검팀은 어제(1일) 업무방해, 증거위조교사, 사문서위조교사, 위조사문서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해 류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류 교수는 이화여대에서 'K-MOOC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라는 강의를 하며 정씨에게 특혜를 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류 교수는 이인화라는 필명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서울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소설가로 활동했다. 류 교수는 '영원한 제국'을 출간해 유명세를 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