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경영권이 걸린 지분 42.01%(6636만9000주)을 놓고 펼쳐지는 금호타이어 인수전의 ‘결승전’이 시작됐다. 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더블스타(Qingdao Doublestar)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간 ‘한중전’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더블스타는 이미 ‘딜’을 마친 상황이다. 우선매수권을 가진 박 회장이 더블스타가 제시한 금액을 수용하고 우선매수청구권을 사용한다면 박 회장의 승리로 끝나게 되지만 상황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박 회장의 자금 조달 방법에 따라 더블스타가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 양보 없는 결승전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더블스타 타이어는 다른 인수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 때문에 초반에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오랜 기간 인수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입찰 후 숏리스트에 선정될 무렵 이미 1조7000억원에 달하는 펀드를 조성했다.

더블스타는 본입찰에서 1조원 수준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가격이 정량평가에서 가장 높은 가격은 아니다. 그만큼 정성평가에도 심혈을 기울였다는 얘기다.

박 회장 역시 포기할 마음이 없어 보인다. 더블스타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는 보도가 나오기까지 ‘인수하겠다’는 입장을 단 한순간도 철회한 적이 없다.


문제는 자금마련 방법이다.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거니와 앞서 금호산업 인수 과정에서 사용한 방법들은 채권단이 제한을 걸었다. 박 회장은 앞서 2015년 채권단에 7228억원을 주고 금호산업을 되사왔다. 특수목적법인(SPC)인 금호기업(현 금호홀딩스)을 앞세워 NH농협증권의 인수금융과 재계의 출자를 바탕으로 자금을 마련했다.

채권단은 금호산업 인수과정에서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이 과도하게 적용돼 인수전 흥행참패로 이어졌다고 판단하고 금호타이어 인수전에서는 이를 사전에 제한하고 나섰다.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매각에서 ‘우선매수청구권 3자양도’를 공식화했다. 예비입찰에 10곳의 국내외 투자자가 응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인수후보들이 ‘허탕’을 칠 가능성을 최대한 줄여준 것이다.

박 회장은 아직 구체적인 자금마련 방안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투자은행(IB) 및 재계에서는 박 회장이 SPC를 통해 인수자금 마련에 나서는 것이 사실상 가장 유력한 방안이라고 본다. 박 회장이 100% 지분을 가진 SPC를 설립하고 재무적 투자자를 모아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 골치 아파진 채권단

박 회장이 이런 방법으로 자금을 마련한다고 해도 변수는 있다. 박 회장이 지분을 100% 소유했다 하더라도 재무적 투자자가 얽혀있다면 이를 ‘개인자격’이라고 볼 수 있는지 채권단에서 아직 확정적인 입장을 내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매각 측 관계자는 “우선매수청구권한은 박삼구 회장 개인에게 한정된다”면서 “박 회장이 지분을 전액 소유한 법인이라 할지라도 이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채권단의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소식통에 따르면 채권단 역시 이 문제를 놓고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후 박 회장이 내놓는 자금 동원 방안 검토과정에서 구체적인 방침을 확정할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전문가들은 인수전의 결과가 우선매수청구권에 대한 해석에 달렸다고 본다. 제3자 양도금지 조항을 느슨하게 해석해 박 회장의 SPC 참여를 허용할 경우 더블스타의 반발을 피할 수 없고 이를 허용하지 않으면 박 회장 측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여 이래저래 채권단의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