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간 극장에서 외국영화를 봤다면 ‘히어로 무비’ 한편 정도는 봤을 것이다. 지난해 국내 극장가에서 영웅 캐릭터가 등장하는 외국영화만 흥행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KOBIS(영화입장권 통합전산망)의 외국영화 흥행순위에서 10위 중 5편이 히어로 무비였다.

지난해 외국영화 흥행 1위는 4월에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로 867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2위는 10월 개봉한 <닥터 스트레인지>로 544만명이 극장을 찾았다. 이어 331만명을 동원한 <데드풀>이 6위를 차지했으며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293만명으로 8위를 차지했다. 영웅물에 가까운 <제이슨 본>은 261만명으로 10위에 올랐다.


올해에도 히어로 무비의 승승장구가 이어질 전망이다. 히어로 무비의 개봉 캘린더를 만들어도 될 정도로 거의 매달 히어로 무비가 개봉하기 때문이다.

◆초호화 대작 개봉박두

대표작을 살펴보자. 2월에는 레고 배트맨 무비가 개봉한다. 레고무비는 애니메이션처럼 어린이를 위한 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를 보여주려고 영화관에 갔다가 레고무비 팬이 됐다는 부모들의 후기가 심심찮게 올라온다. 레고무비는 2014년 워너브라더스의 애니메이션 전문제작사 WAG에서 내놓은 세번째 작품이다.


3월에는 국내에서도 인기 많은 휴 잭맨이 출연하는 히어로 무비 <로건>이 관객들을 찾아온다. 지난해에도 히트를 친 마블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세번째 울버린 영화이자 울버린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마지막 시리즈다.

일본판 애니메이션은 올해 할리우드에서 재탄생한다. <극장판 파워레인저: 닌자포스 VS 트레인포스 닌자 인 원더랜드>가 3월에 개봉한다. 레드·블루·그린·블랙·핑크 등 형형색색 쫄쫄이 의상을 입은 영웅들이 어린 시절 파워레인저를 보고 자란 30~40대를 자극한다. 일본에서 강력한 마니아층을 형성했던 <공각기동대>도 미국에서 리메이크 버전이 나온다. 스칼렛 요한슨 주연으로 큰 관심을 모은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이 3월 관객을 찾는다.


닥터 스트레인지. /사진=뉴시스 DB

히어로 무비 팬이라면 5월을 기대해도 좋다. 상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마블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가 개봉한다. 2014년 전세계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했던 흥행작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속편이다. 예고편만으로도 전편을 뛰어넘는 히어로 영화의 등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마블 스튜디오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DC코믹스가 자신 있게 내놓는 <원더우먼>은 6월에 개봉한다. 남성 히어로들 틈바구니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여성 히어로 캐릭터인 만큼  관심이 쏠린다. 파워풀하면서도 고혹적인 매력을 지닌 원더우먼의 흥행을 지켜보자.

마이클 베이 감독의 대표작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올 6월 다섯번째 시리즈를 내놓는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2007년을 시작으로 2009년, 2011년, 2014년에 이어 2017년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로 이어지는 5편의 연출을 맡았다. 감독은 이번 작품이 트랜스포머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거대한 스케일과 광대한 신화를 보여주는 대작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하지만 속편이 제작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더위도 싹… 대미는 <스타워즈>

올 하반기에도 히어로 무비는 이어진다. 여름을 시원하게 해줄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7월에 개봉한다. 이번 스파이더맨은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에서 어벤져스와 만난 스파이더맨이 스토리를 이끈다.

8월에는 SF장르의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이리언: 커버넌트>가 찾아온다. 2012년 개봉한 <프로메테우스>의 속편이다. 특히 이번 에이리언시리즈는 1979년작인 <에이리언>의 잔혹하고 섬뜩한 공포감을 재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SF장르의 또 다른 고전도 새로운 시리즈로 찾아온다. 그 주인공은 바로 <블레이드 러너 2049>다. 35년 전에 개봉한 <블레이드 러너>의 리들리 스콧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블레이드 러너>의 첫편으로부터 30년 뒤의 사건을 다루는 것으로 알려져 첫 시리즈를 찾아 보는 영화 팬이 늘었다고 한다.

신사적인 면모로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 팬들의 지지도 한몸에 받는 <킹스맨>은 오는 10월 관객을 찾아온다. 속편인 <킹스맨: 더 골든 서클>에도 1편과 마찬가지로 매튜 본 감독 연출에 콜린 퍼스, 줄리안 무어, 채닝 테이텀, 태런 에저튼 등이 출연한다.

11월에는 <토르: 라그나로크>가 히어로 간 긴장되는 경쟁을 보여준다. 토르와 헐크의 대결 소식이 히어로 무비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힘으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토르와 헐크의 한판, 누가 이길지 기대된다. 닥터 스트레인지 역의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합류해 영화 팬들의 기대감이 상승했다.

벤 애플렉 주연의 <저스티스 리그>도 11월에 개봉한다. 아쿠아맨, 사이보그, 플래시 등 DC코믹스를 대표하는 슈퍼 히어로들이 한데 모이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DC유니버스의 명운이 <저스티스 리그>에 걸렸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히어로 무비에서 꽤나 중요한 영화다.

2017년의 대미를 장식할 히어로 무비 <스타워즈: 더 라스트 제다이>는 12월 개봉을 앞뒀다. 스타워즈의 8번째 시리즈인 셈이다. 스타워즈 마니아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최후의 제다이가 누구일지 추측이 난무한다. 미국에서는 하나의 영화를 넘어 문화로 이해해야 할 정도로 국민적 사랑을 받는 스타워즈가 국내 팬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히어로 무비를 제작하는 할리우드 해외주식에 대한 투자 포인트를 생각해보자. 우선 스타워즈시리즈를 제작하는 루카스 필름과 마블시리즈를 제작하는 마블 스튜디오를 모두 소유한 기업이 있다. 바로 월트디즈니(DIS)다. 월트디즈니는 잇따른 영화흥행에도 주가 흐름이 1~2년째 답보상태였다. 케이블TV 분야의 수익성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구조조정으로 월트디즈니에 대한 월가의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 <킹스맨>을 기대하는 독자라면 제작사인 20세기폭스(FOXA)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히어로 영화를 보고 관련 캐릭터 제품을 자녀에게 사준 적이 있거나 키덜트에 관심이 있다면 해즈브로스튜디오(HAS)에 주목하자. 스타워즈, 어벤져스, 겨울왕국 등 각종 완구를 판매한다. 자녀 손에 이끌려 무심코 마블 컬렉션 매장에 들어갔다가 10만원 이상 결제한 경험이 있다면 해즈브로 주식이 딱이다. 참고로 해즈브로스튜디오는 4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했고 주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