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기자회견. 홍준표 항소심서 무죄. 대선출마.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16일 정치자금법 위반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후 서울 여의도 경상남도 서울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준표 지사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늘(16일) 정치자금법 위반혐의 항소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기자회견을 열어 "제 문제로 심려를 끼쳐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홍준표 지사는 이날 판결이 내려진 뒤 서울 여의도 경남도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홍 지사는 "그동안 저의 문제로 인해 국민 여러분과 경남도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사죄의 뜻을 전했다.

홍 지사는 또 "이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의 소치라고 여기면서, 이번 일을 거울삼아 저 자신을 철저하게 되짚어 보는 성찰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저는 지난 35년간 공직생활을 해오면서 즐풍목우(櫛風沐雨)의 자세로 오로지 국민과 국가만을 바라보며 열심히 일해 왔다. 하지만 '성완종 메모'라는 황당한 사건에 연루돼 1년10개월간 많은 인고의 시간을 겪어야만 했다"며 자신의 결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다행히 오늘 항소심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으로 실추된 저의 명예를 되찾았다. 실체적 진실에 입각한 무죄판결이 항소심 법정에서 이루어져 누명을 벗게 됐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이날 대권도전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이 천하대란(天下大亂)의 위기에 처해 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불행한 역사가 또다시 되풀이 되고 있고, 국론은 '촛불'과 '태극기'로 나뉘어 분열돼 있는 등 정치, 경제, 외교, 안보 등 모든 분야가 위기에 빠져 있다"며 시국을 진단했다.


이어 "대란대치(大亂大治)의 지혜를 발휘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절망과 무력감에 빠진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저는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정국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을 준비가 돼 있음을 내비쳤다.

홍 지사는 자유한국당(전 새누리당) 소속으로 2선 경남도지사를 지내며 그동안 입지를 굳혀왔다. 이번에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되면서 치명타를 입는 듯 했으나, 이날 무죄판결이 나오면 조기대선 국면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할 수 있다는 전망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다만 홍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선출마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것은 급한게 아니다. 지금 대통령 후보로 나온 사람들의 행태를 보면 마치 슬롯머신 기계 앞에 앉아서 10센트 넣고 100만불 기대하는 모습"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자유한국당 탈당에 대해서는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당이 아니다. 이땅의 우파진영의 본산이다. 쉽게 떠나기가 어렵다"며 잔류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