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바쁘다. 주변을 돌아볼 틈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도 한번쯤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zoom) 무언가가 있다. ‘한줌뉴스’는 우리 주변에서 지나치기 쉬운 소소한 풍경을 담아(zoom) 독자에게 전달한다.<편집자주>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지하도에서 노숙자들이 종이박스를 덧댄 집을 짓고 잠을 청하고 있다. /사진=김창성 기자
아침 출근길, 지하철 시청역을 나설 때면 항상 쾨쾨한 냄새와 마주한다. 쳐다보기 싫고, 피하고 싶은 노숙자에게 나는 다양한 냄새가 섞여 코끝을 공격할 때면 불쾌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허름한 종이박스 집에서 힘겹게 겨울을 난 게 안타깝지만 나도 먹고 살기 바쁜 탓에 섣불리 그들을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 모두들 그냥 지나치기 바쁘다. 불편함과 마주하기 싫은 건 똑같기 때문에 누구도 누구를 비난할 수 없다. 혹독한 겨울을 견디면 반드시 따뜻한 봄이 온다는데 그들의 일상은 언제나 겨울에 머물러 있다. 계속된 그들의 겨울을 끝내려면 우리의 관심이 필요할까, 그들의 노력이 중요할까. 오늘 아침 출근길에도 불편한 현실과 마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