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시진핑.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자료사진=뉴시스

황교안 총리가 시진핑 주석에게 사드 배치에 대해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열흘 만에 전격 배치 결정이 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오늘(6일) SBS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와 인터뷰를 가진 문일현 중국정법대학 교수가 황교안 총리와 시진핑 주석의 지난해 중국 방문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문일현 교수는 이날 최근 중국의 한국행 관광 금지 등 사드배치에 따른 외교보복 조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난해 황교안 대행의 중국 방문 당시 있었던 일에 대해 설명했다.

문 교수는 “황교안 대행(당시 총리)이 사드 배치에 대해서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중국을 방문해서 시진핑 주석 앞에서 밝혔는데. 불과 열흘 쯤 뒤에 사드 배치가 전격 결정되고 발표됐다. 여기에 대해서 중국 입장에서는 상당히 외교적으로 모욕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런 추측이 나오고 있다”고 발표했다.


황 대행은 지난해 6월 중국 방문 일정 중 시진핑 주석과 만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시 주석은 한국 측의 사드배치에 대해 "신중하고 적절하게 접근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교수는 “중국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를 들으면 그 점이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중국 고위층들의 배신감과 함께 이른바 너무 중국을 우습게 아는 것 아니냐 하는 불쾌감을 자극했다는 것”이라며 중국이 사드배치 결정 후 강경하게 반대 입장을 전한 배경을 설명했다.

문 교수는 “당시 황교안 총리가 시진핑 주석 면담을 하면서 시 주석이 물었다는 것이다. 사드 문제는 어떻게 결정이 되느냐, 그 당시 황 총리가 그에 대해 즉답을 하지 않으면서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은 것 같다는 뉘앙스로 얘기했다고 중국 사람들은 전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드가 덜컥 발표가 되니까. 우리 국가의 최고 지도자를 이렇게 무시할 수 있느냐 하는 격양된 분위기가 더욱 더 심해졌다고 중국 분들은 전하고 있다”며 중국 쪽의 분위기에 대해 설명했다.

문 교수는 “그것은 큰 실수라고 생각하고 있다. 왜냐하면 한중간에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라는 것을 맺고 있는데, 그렇다면 최소한도로 결정이 됐다면 10일 전에는 미리 사전에 통보를 해줬어야 하는 게 아닌가, 중국 나름대로 준비할 수 있는 기간도 주고. 아무런 사전 통보 없이 덜컥 이렇게 발표하니까 중국으로서도 굉장히 당혹스러워 했던 것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중국의 반발이 이해될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주 국방부는 사드 배치 예정지인 성주 골프장의 부지교환 계약을 완료해 철책 등 설치물을 이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 중국은 한국행 관광을 전격 금지하는 등 보복성 조치에 돌입했다. 국내에서도 지역주민, 시민단체 등의 사드 배치 반발이 여전해 한동안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