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바쁘다. 주변을 돌아볼 틈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도 한번쯤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zoom) 무언가가 있다. ‘한줌뉴스’는 우리 주변에서 지나치기 쉬운 소소한 풍경을 담아(zoom) 독자에게 전달한다. <편집자주>
사진=성승제 기자
춘분(20일)을 맞은지 이틀이 지났다. 춘분은 밤과 낮의 길이가 같고 겨울을 난 철새들이 북쪽 먼 땅으로 이동하는 시기다. 그런데 웬걸. 22일 낮 1시30분. 청계천에 때아닌 겨울철새 청둥오리 한마리가 외롭게 물길 위를 걷고 있다. 아픈 사연이 있는 것인지, 한국이 좋아서인지 녀석이 북쪽으로 날아가지 않은 이유를 알 길이 없다. 이색 광경 때문일까. 주위의 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휴대폰을 꺼내 청둥오리를 찍는 데 여념이 없다. 따뜻한 날씨에 귀엽게 헤엄치는 청둥오리를 본 시민들은 한결같이 표정이 밝다.
청둥오리는 아직 여행을 떠나지 않았지만 매서운 칼바람이 물러가고 따뜻한 봄이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사람들의 옷은 점점 얇아지고 실내에 있던 직장인들은 하나둘 밖으로 나와 태양의 따뜻한 온기를 마신다. 봄은 소비의 계절이기도 하다. 밤보다 낮이 길어지면서 퇴근 후 동료들과 한잔하거나 가족과 외식하며 주말에는 놀이동산 등으로 봄놀이를 가기도 한다. 아직 시국이 어수선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길고 추운 겨울을 보낸 우리 국민들이 즐겁고 따듯한 봄을 맞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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