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열린 삼성증권 SNI 조찬세미나. /사진=삼성증권 제공
파레토법칙은 매출 상위 20%에 속한 고객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는 이론이다. 증권가에는 이 파레토법칙이 더 극명하게 나타난다. 상위 5%의 고객에게서 약 95%의 매출이 나온다는 얘기도 있다.
단순 주식중개서비스의 수익 창출이 정체되고 자산관리가 증권사의 주요 화두로 자리 잡으면서 자산가의 유치가 더 중요해졌다. 이에 증권사들은 고액자산가들의 재무컨설팅은 물론 문화, 교육, 세미나 등 생활에 밀접한 혜택까지 제공하며 고객 사로잡기에 나섰다. 특히 최근 고액자산가들은 최근 증권사가 제공하는 세미나 등에서 만들어진 커뮤니티 참여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관리 넘어 ‘커뮤니티’까지 제공


국내 증권사 중 자산 1억원 이상의 고액자산가를 가장 많이 고객으로 보유하는 곳은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9만4000명의 고액자산가를 관리한다. 삼성증권이 ‘고객수익률’을 기치로 내걸고 자산관리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이유다.

삼성증권은 예탁자산 1억원 이상 고객에게 ‘POP 아너스클럽’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멤버십은 우수고객을 위한 다양한 부가서비스로 문화공연 초청 및 할인 예매를 하는 아너스컬처서비스, 프라이빗 행사인 와인 갈라디너, 인문학 강연 초청행사, 자녀 커리어 개발 프로그램 초청 등을 제공한다. 또 삼성 리움미술관 할인권, 호암미술관 할인권, 패밀리레스토랑 다이닝서비스 등의 혜택을 부여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또한 각 지점 단위에서도 고객 유치를 위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삼성증권의 한 지점은 삼성증권에 1억원 이상을 예탁하고 오는 4월10일까지 유지하면 3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한다.


특히 삼성증권은 30억원이상 고객과 잠재고객에게 SNI(Samsung&Investment)서비스를 제공한다. ‘SNI호텔신라’와 ‘SNI강남파이낸스센터’, ‘SNI코엑스인터컨티넨탈’ 등 3곳의 전담점포를 통해 전용 랩상품, 세무, 부동산, 가업승계 컨설팅 등 자산관리 전분야와 IB컨설팅 등 다양한 서비스를 본사 전문가컨설팅그룹이 지원하는 서비스다.

최근 합병을 통해 규모 1위 증권사로 거듭난 미래에셋대우는 예탁자산 외에도 다양한 기준으로 고객을 나눠 ‘오블리제클럽서비스’를 제공한다. 오블리제클럽에 선정된 고객에게는 VIP서비스본부에서 연간 일정으로 제공되는 다양한 VIP프로그램 및 초청행사 등의 혜택을 부여한다.

살롱 아카데미, 문화기행, 풍류예찬 등 고객 초청 문화, 예술, 인문학 아카데미나 공연 프로그램, 리더스 커뮤니티 골프 초청행사 등이다. 또 대상고객의 중·고등학생 자녀를 위한 금융드림콘서트, 대학생 대상 금융캠퍼스 등 패밀리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아울러 VIP 대상고객은 격월로 발간되는 오블리제클럽 매거진과 세무사, 부동산컨설턴트, 변호사 등 전문가로 구성된 어드바이저리 컨설팅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프리미어 블루 멤버스’ 혜택을 받는 고객과 관계없이 고객을 5단계 등급으로 나눠 VIP서비스를 제공한다. 총자산 기준은 1000만원, 3000만원, 1억원, 3억원, 10억원 등이다.

탑클래스 고객에게는 VIP 초청행사, 명절 사은행사, 원포인트 골프레슨, 농촌 체험 캠프, 입시전략 설명회 등 VIP 특화행사 및 서비스를 제공한다. 나아가 실질적인 수익에 도움되는 RP상품 우대금리 제공, 담보대출금리 우대, 업무수수료 우대 등의 혜택도 준다.

KB증권은 우수고객만을 위한 차별화된 멤버십서비스로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자산관리와 여행, 쇼핑, 골프, 문화 등 다양한 생활편의 및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이블 프리미어 멤버스’를 운영한다.

또 지난해 KB금융그룹 계열사와 함께하는 KB스타클럽도 있다. KB은행, 보험, 카드, 증권 등 계열사에서 거래한 모든 상품과 실적을 종합해 KB스타클럽의 고객으로 선정하고 등급에 따라 우대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고액자산가의 자산관리 니즈를 위해 맞춤 세미나를 기본으로 1대1 세무컨설팅을 제공한다. 또 2015년부터 문화 마케팅의 일환으로 테마투어, 고품격 문화클래스 및 공연 관람 등의 초청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한 증권사의 자산관리(WM) 담당 프라이빗뱅커(PB)는 “최근 고액자산가들은 증권사에서 투자기회도 찾으면서 같은 관심사를 갖는 고객이 모인 커뮤니티 참여를 선호한다”며 “증권사는 관련 세미나 등을 통해 커뮤니티를 제공하고 고객이 자발적으로 정보 공유와 교류를 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