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재판.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 나선 홍준표 경남지사. /자료사진=뉴시스

'손석희 재판'이 엉뚱하게 화제다. 어제(4일)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가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나선 홍준표 경남지사와 인터뷰를 가진 가운데, 홍 지사가 자신의 재판 관련 질문에 "손석희 박사도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손석희 앵커는 이날 유승민 자유한국당 후보가 홍 지사의 대선출마 자격을 문제 삼은 것에 대한 질문을 했다. 앞서 유승민 후보는 한 언론매체와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홍 지사의 대선출마 자격을 지적하는 인터뷰를 한 바 있다. 홍 후보는 사망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홍 후보는 이같은 질문에 답변을 거듭 피하면서, "손 박사(손석히 앵커)도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지 않나", "손 박사도 재판 중인데" 등 여러 차례 손 앵커의 재판을 거론하며 질문의 초점을 흐리는 듯한 발언을 했다.


손 앵커는 "관련 없기 때문에 따로 말하지 않겠다. 제가 그럼 방송 자격이 없다고 말하는 것 같은데 그 말씀이냐"며 원래 질문을 되풀이했으나, 홍 지사는 끝내 답변을 거부했다.

이후 홍 후보의 인터뷰 태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지는 한편, 그가 언급한 재판도 무엇을 가리키는지 논란이 되고 있다.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으나, 이날 홍 후보가 언급한 손 앵커의 재판은 JTBC와 지상파 3사간 출구조사 무단도용 법률분쟁, 혹은 태블릿PC 보도 건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손 앵커와 JTBC 기자 등은 지난 2014년 전국지방선거 당시 지상파 3사의 공동 출구조사 결과를 무단 사용한 혐의로 고소당해 지난해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민사사건에서는 JTBC에 배상판결이 내려졌으며, 형사사건에서는 손 앵커가 무혐의 처분을 받아 기소되지 않았다. 엄밀하게 말해 현재 손 앵커는 이 사건 관련 재판을 받고 있는 당사자가 아니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나온 태블릿PC 보도의 경우, 변희재 전 미디어워치 대표 등이 중심이 된 '태블릿PC 조작 진상규명위원회'가 손석희 앵커를 모해증거위조죄 혐의로 고발했으나, 현재 기소가 이루어지지 않아 이 역시 재판 중인 상황이 아니다.

현재 손 앵커와 관련된 다른 사건은 확인되지 않고 있어, 홍 후보가 위의 두 사항과 관련된 부정확한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