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지하철 자폭 테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지하철 폭탄테러 현장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헌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AP 제공)

러시아 지하철 폭발 테러로 11명이 사망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 푸틴은 이날 트럼프와 대테러 공조의 중요성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3일(현지시간) 오후 2시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역 사이를 운행하던 열차에서 자폭 테러가 발생해 11명이 숨지고 45명이 다쳤다. 용의자는 무슬림계 남성 2명으로 추정된다.

이날 업무차 인근을 방문했다가 테러 소식을 듣고 지하철역 근처에 마련된 추모장소에 헌화를 하기도 했던 푸틴은 트럼프와 통화를 나누고 대테러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와 푸틴의 전화 통화 사실을 발표해 "두 대통령은 테러리즘은 함께 맞서 싸울 필요가 있는 악마라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야만적인 테러 행위로 숨진 이들의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전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관해 연락을 계속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러시아에서는 20세기 들어서도 이슬람 반군 등의 테러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소비에트연방 시절 역사적 알력이 남은 체첸 등 이슬람 계열 분리주의 반군 세력이 인질극, 도심테러 등을 수시로 벌이고 있다. 지난 2004년에는 체첸 반군들이 북오세티아 자치공화국 베슬란 학교에서 인질극을 벌여 어린이 포함 334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푸틴이 집권 이후 대테러 강경 노선을 취하고 있지만 테러행위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10년 모스크바 파르크 쿨투리 지하철역에서도 테러가 발생해 적어도 30명이 죽었으며, 2011년에는 모스크바 도모데도보 국제공항에서 자폭테러가 발생해 35명이 죽고 160여명이 다쳤다.


푸틴은 1999년 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취임한 이후, 18년에 달하는 기간 집권하면서 사실상 독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도 푸틴이 속한 통합 러시아당이 의석을 과반수 차지해 영향력도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