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삼성전자가 연결기준 매출 50조원, 영업이익 9조9000억원의 경이적인 1분기 성적표를 공개했다. 놀라운 호실적을 이끈 힘은 다름 아닌 반도체부문이다.
‘전자산업의 쌀’ 메모리반도체는 삼성전자가 줄곧 세계 1위를 고수해온 분야로 올 1분기에도 9조9000억원의 영업이익 가운데 6조2000억원을 책임졌다. 삼성전자는 18나노 D램과 3D낸드플래시에서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자랑한다. 비수기임에도 주문이 몰려 ‘없어서 못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삼성전자 경쟁력의 원천 반도체부문을 이끄는 김기남 반도체총괄 사장은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30년 이상 반도체 한 우물만 팠다. 연구원으로 시작한 그는 삼성전자 내에서 전동수 사장과 더불어 77학번 투톱으로 불린다. 반도체설계부문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을 발휘해 최연소 이사대우 승진, 최연소 사장단 합류 등 승승장구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왼쪽). /사진제공=삼성전자
김 사장은 1994년 부장으로 1GB D램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3년 후인 1997년에는 공로를 인정받아 38세의 나이에 이사대우로 승진했다. 이후 차세대 메모리 기술 및 반도체소자(CIS) 개발담당 임원으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수준을 세계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의 기술 역량은 삼성그룹 전체에서도 최상위권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삼성 ‘펠로우’ 선임, 미국전기전자학회원, 미국 공학한림원 회원에 선정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또한 연구원 출신답게 탁월한 감각과 칼같은 업무능력을 지녔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의사결정속도도 빠르고 예의·법도와 절제를 강조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흐름을 따르는 방식이 아니라 스스로 변화하려는 경영방식을 내세우는 CEO. ‘포스트 권오현’ 김기남 사장이 펼칠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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