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태 Sh수협은행장/사진=머니투데이DB
"수처작주(隨處作主)로 와서 낙엽귀근(落葉歸根)으로 돌아갑니다”
4년간의 임기를 마무리하고 12일 퇴임한 이원태 Sh수협은행장의 짧지만 묵직한 퇴임사다.

수처작주는 어떤 경우에도 얽매이지 않고 주체적이라는, 낙엽귀근은 낙엽은 뿌리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즉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고 독립적인 경영을 해왔고 이젠 자연스럽게 자신의 자리로 되돌아 간다는 의미다.


이 행장은 그러면서 "주인의식을 갖고 추진한 일들, 여러분과 같이 고민하고 즐겨했던 일들은 이제 텅 빈 마음으로 뿌리로 돌아가면 장래의 자양분으로 남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 행장은 지난해 12월1일 새로운 Sh수협은행 출범과 함께 사실상 초대 은행장직을 수행해왔다. 초대 행장직을 비롯해 경영능력에서도 합격점이란 평가다. 그가 역임한 4년 동안 Sh수협은행은 수익성과 건전성, 성장성 등 주요 경제지표가 올랐던 것.
 
실제 지난해 수협은행 재무현황을 보면 수익성 지표인 당기순이익 ▲786억원, 성장성 지표인 총자산 ▲27조6213억원, 건전성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1.22%로 취임 당시인 2013년과 비교해 크게 증가하거나 개선됐다.

취임 당시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과 불안정한 금융시장에 바젤Ⅲ 도입에 따른 사업구조개편이라는 당면과제가 산적해 행장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기 좋게 떨쳐 버린 결과다.


이를 위해 이 행장은 그동안 소매여신 중심의 건전자산 증대와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지표를 도입해 안정적인 자산 증대, 효율적 자본 배분 및 리스크관리의 기반을 마련했다. 협동조합 고유목적사업으로 해양수산금융 저변 확대를 위해 4조원이 넘는 해양·수산 관련 정책과 일반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이 행장은 고객, 직원들과의 소통에서도 남다른 경영철학을 실천했다. ‘답은 항상 현장에 있다’고 강조하며 현장을 직접 찾아 고객들을 만나고 직원들과 식사를 함께 하며 수협은행 경쟁력 강화에 밑거름을 만들었다.

한편 이 행장은 4년간 함께 해 온 임직원들에게 “신뢰받는 100년 수협은행의 밝은 미래를 기원한다”는 내용의 이임사를 사내 게시판에 올렸으며 소박하고 검소하게 퇴임하길 원해 별도의 퇴임식 없이 임기를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