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캠프 부위원장(단상). /자료사진=뉴시스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안철수 후보의 안랩 관련 해명을 비판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캠프 부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김상조 교수는 오늘(13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경제정책 등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김상조 교수는 인터뷰에서 안철수 후보의 안랩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발행 의혹에 대해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BW는 주식을 상장하기 전에 발행하는 채권으로, 투자금을 모으고 상장 후 채권 소유자에 신주를 받는 권리를 준다.

김 교수는 최근 논란에 안 후보가 내놓은 해명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1999년 10월 주당 5만원에 인수 가능한 신주를 1년 후에 1710원으로 인수한 것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1710원에 안철수 후보가 신주를 인수한 것은 감사보고서에도 나와 있는 가격이다. 이 가격이 틀린 것도 아니고 헐값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 안철수 후보 측에서는 회계법인 외부의 기관이 감정한 가격보다도 더 높은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이렇게 해명을 하고 있다"며 해명방식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외부 회계법인이 상정한 것보다 더 높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면 그 외부 회계법인의 감정 가격이 공정해야 된다는 전제가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 그렇지만 그 당시에 안랩과 같은 기술주의 경우에 공정한 가치를 계산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고 삼성 에버랜드나 삼성 SDS와 같은 모든 재벌들이 언제나 이렇게 변명을 한다"며 안 후보 측 해명에 도덕적, 도의적인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외부의 전문기관들이 평가한 가격 또는 그 이상으로 가격을 설정했다, 안철수 후보께서 지금 해명하시는 방식은 그동안 안철수 후보가 비판해 왔던 재벌의 해명방식과 똑같은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안 후보 측에서 당시 BW의 발행 목적에 대해서도 답을 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BW는 기본적으로 자금 조달 목적으로 한다. 그 당시 BW는 만기가 20년으로 장기라 액면 총액은 25억원이나 되지만, 할인폭이 워낙 커져서 실제로 회사로 들어온 돈은 3억4000만원밖에 안 됐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그런데 이걸 발행한 지 1년 후에 안철수 후보가 신주 인수권을 행사하고 채권 부분도 회사가 조기상환해 버렸다. 자금조달 목적이 없었다는 것이고 발행 목적은 오히려 안철수 후보의 지분율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 당시에 거의 100개 이상의 기업들이 BW를 발행했다. 금융회사들이 회사들을 찾아다니면서 이런 구조의 BW를 발행하라고 기획마케팅을 하던 시절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안랩도 그런 기획마케팅의 한 부분으로서 이 BW를 발행했을 거라고 보고 있다"고 추정했다.

김 교수는 "다른 많은 재벌 기업들의 BW도 바로 그런 목적으로 자금조달이 아니라 지분율을 유지하기 위해서 발행된 것이라는 점에서 안철수 후보도 그 당시 다른 재벌 기업들과 다르지 않았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