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나 특별히 친하게 지내는 동료도 없어 보인다. 며칠을 그냥 지켜보기만 했는데 이대로 그냥 계속 놔두면 안될 것 같다. 오늘은 고 대리와 차 한잔 하면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한다. 속내를 쉽게 꺼내지 않는 고 대리와의 면담. 송 팀장은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야 할까.
송 팀장 입장에서는 고 대리가 너무 답답할 것이다. 불러다가 꼬치꼬치 캐물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기는 찜찜하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대화의 마중물’이다. 마중물이란 펌프질을 시작할 때 압력을 이용해 물을 쉽게 끌어올리려고 부어주는 한 바가지의 물을 말한다.
대화의 마중물은 3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상대의 ‘감정 읽기’다. 감정 읽기는 상대방을 이해한다는 신호로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똑똑 노크한다. 앞에서 예로 든 고 대리의 경우 어떻게 감정을 읽을 수 있을까. “고 대리, 요즘 계속 야근했지? 일이 많아서 힘들 것 같네.” 대화 전에 이렇게 감정을 읽어주면 잠겼던 마음의 빗장이 풀린다.
다음은 ‘질문하기’다. 섣부른 판단은 위험하다. 상대방에게 어떤 사정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질문은 중요하다. 질문은 소통의 길을 밝히는 등불이다. 여전히 무반응인 고 대리에게 “요즘 일은 어때? 잘되고 있는 건 뭐고 힘든 건 뭐야?”라고 소통의 불을 비춰보자.
아직 반응이 없으면 ‘대신 말하기’로 대화의 마중물을 부어보자. 방법은 간단하다.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대신 말해주는 것이다. “고 대리, 혹시 프로젝트 일정이 너무 부담되는 거 아니야? 지원 필요한 거 없어?” 상대는 최소한 예 또는 아니오라고 답을 할 것이다. 이것이 앞으로의 대화를 풀어가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대신 말해주려면 상대방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려야 한다. 특히 속마음을 잘 꺼내지 않는 구성원의 경우 과도한 업무나 힘든 상황에 처했더라도 ‘내가 굳이 이런 것까지 얘기해야 하나?’, ‘괜히 말 꺼냈다가 내가 무능하다고 생각되면 어쩌지?’ 같은 생각을 자주 하기 때문이다.
내게 속마음을 열지 않는 구성원이 있다면 생각 없이 불쑥 말을 꺼내기 전에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질문하고 대신 이야기해주자. 이 같은 대화의 마중물 붓기는 꽉 잠겼던 상대의 마음 문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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