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프레스티지석 /사진=대한항공 제공

해외여행을 준비하다 보면 어떤 항공사의 어떤 항공편을 이용할지 고민이 커진다. 항공사마다 기내식도 다르고 서비스도 제각각이어서다. 문제는 이를 사전에 알고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하지만 최근 수년간 해외여행객이 늘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가 확산되며 항공기 기내서비스의 차별성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었다.

특히 관심을 끄는 건 ‘어메니티 키트’(Amenity Kit)이다. 항공기에 탑승할 때 제공되는 생활용품 패키지로 이용노선과 항공사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는 칫솔과 치약, 안대, 양말 또는 슬리퍼 따위가 들어있다. 장거리노선의 경우 항공기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 여행객들의 특별한 관심거리 중 하나로 꼽힌다. 

‘겨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비즈니스클래스 이상에서는 명품브랜드의 파우치 속에 명품화장품과 이런저런 용품이 아기자기하게 들어있다. 꽤 오래전엔 퍼스트클래스 용품에서나 볼 수 있었지만 요새는 비즈니스클래스에도 제공된다. 이는 최근 퍼스트클래스의 수익성이 악화돼 비즈니스클래스 이하를 강조하는 항공사가 늘어나서다. 그래서인지 근래에는 비즈니스클래스 이상에서 같은 어메니티 키트가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항공사에 따라 차이는 있다.

비즈니스클래스 승객들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항공사들의 어메니티 키트 경쟁도 상상 이상으로 치열해졌다. 비즈니스클래스 승객을 조금이라도 더 유치하려면 보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 결국 항공사들은 어메니티 키트의 고급화를 택하게 됐다. 

◆어떤 브랜드 있나

그간 우리나라 항공사가 제공하는 어메니티 키트는 유럽이나 미국항공사의 그것보다 인기가 좋았다. 하지만 최근엔 평이 엇갈린다. 

대한항공 어메니티 키트는 다비. /사진=머니투데이DB

대한항공은 다비(DAVI) 화장품이 핵심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몬다비 가문에서 소량생산하는 제품이다. 와인추출물로 만든 립밤과 쿨링 아이젤, 핸드크림 등 스킨케어제품으로 구성됐다. 건조한 환경에서 피부 보습에 도움을 주는 워터스프레이도 제공한다. 파우치 디자인은 단순하며 실용성을 우선했다는 평.

아시아나항공은 퍼스트클래스에서 명품브랜드 페라가모의 디자인 파우치를 준다. 파우치에는 로션과 향수, 립밤 등 페라가모 화장품이 들어있다. 아울러 비즈니스클래스는 프랑스 화장품브랜드 록시땅의 파우치를 제공한다. 록시땅 바디로션과 칫솔, 티슈, 양말 등도 들어있어 인기가 높다.
델타항공 비즈니스클래스 휴대용품. 투미와 협업했다. /사진=델타항공 제공

최근 뜨거운 관심을 받는 항공사는 미국 델타항공. 라이프스타일브랜드 투미(TUMI)의 여행 편의용품을 받을 수 있다. 델타항공의 델타 원 비즈니스클래스에서는 항공편에 따라 소프트 또는 하드케이스로 포장된 어메니티 파우치가 제공된다. 안에는 키엘(Khiel’s)의 립밤, 핸드 앤 바디로션, 투미 안대, 구강 관리제품, 티슈 및 귀마개가 들어있다. 투미 볼펜과 스트라이프 양말도 인기 아이템이다.
또다른 미국 항공사 아메리칸항공은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브랜드 콜 한(Cole Haan) 스킨케어브랜드 쓰리랩(3LAB)과 손잡고 올 2월부터 업그레이드된 어메니티 킷을 선보였다. 콜 한 파우치에 쓰리랩 제품이 담겨있다.

프랑스항공사인 에어프랑스는 파우치가 명품백처럼 멋진 디자인이 특징이며 록시땅 제품이 들어있다. KLM 네덜란드항공은 예전에 네덜란드 출근 듀오 디자이너 제품인 빅터앤롤프와 협업하다가 최근엔 네덜란드 패션디자이너 얀타미냐우가 디자인한 제품을 준다.


루프트한자 독일항공의 어메니티 키트도 인기다. 독일 명품 여행용 가방 브랜드 리모와의 하드케이스를 주다가 미국의 여행가방브랜드 샘소나이트로 바꿨다. 최근엔 질 샌더로 협업 브랜드가 변경됐다.

콜 한과 협업한 아메리칸 항공 어메니티 키트. /사진=아메리칸 항공 제공

이외에 중동의 항공사들은 불가리 등 명품브랜드와 협업한 키트를 나눠주기도 한다.
이처럼 최근 어메니티 키트는 단순한 편의용품을 넘어 하나의 소장품으로 자리하는 추세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거래하는 사람도 있다. 여행을 자주 다니는 사람들의 단골 거래품목이다.

또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도 항공사마다 조금씩 다르다. 최근에 유행하는 프리미엄이코노미클래스에서도 실용적인 키트를 제공한다. 나아가 최근엔 신형 항공기의 운항을 기념하며 클래스에 관계 없이 특별히 제작된 어메니티 키트를 나눠주기도 한다. 앞으로 또 어떤 브랜드와 용품으로 사람들을 유혹할지 항공사들의 고민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