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제네릭사 이미지 팽배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6월 정책보고서에서 ‘제약·바이오산업에 바란다’는 주제로 여러 보건의료계 전문가의 기고문을 실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제네릭(복제약) 의존도가 높고 리베이트가 끊이지 않는 제약업계의 현실을 지적하며 윤리경영 강화와 함께 적극적 연구개발(R&D) 투자로 글로벌 혁신 신약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양성일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정부가 2020년 세계 7대 제약강국 도약을 목표로 2013년부터 제1차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해 추진하며 제약사의 신약개발을 유인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한국의 세계 제약시장 순위는 13위지만 점유율로는 1.4%에 불과하고 신약은 28개 품목 뿐이며 대부분의 제약사가 제네릭 의약품 생산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했다. 양 국장은 이어 “보건복지부에서 국내 제약산업의 도약을 위해 2018년부터 새롭게 시작되는 제2차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정부의 계획만으로 우리나라 제약산업이 저절로 성장하기를 바랄 수는 없다”며 “제약사, 대학원, 연구기관, 병원 등 제약시장 플레이어들이 정부와 발맞춰 과감하게 R&D투자를 늘리고 글로벌 혁신신약을 개발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병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장은 “제네릭 의약품은 국민건강권 확보와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약품비 관리 차원에서 꼭 필요하지만 앞으로 제약사의 제네릭 위주 경영전략은 더 이상 지속가능한 성장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제네릭 위주로 거둔 수익을 신약개발 R&D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로의 변화 모색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제네릭 수익→신약개발 선순환 구조 모색
김대중 아주대학교 의대 교수는 다국적제약사의 사례를 들어 신약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사회공헌활동 확대도 주문했다. 김 교수는 “2015년 기준 삼성전자는 200조원 매출에 26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B형간염, C형감염, HIV 등 항바이러스치료제로 특화된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매출 38조원에 삼성전자와 동일한 영업이익을 창출했다”며 “신약 중에서도 새로운 계열의 신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리베이트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윤리경영을 강화하고 사회공헌활동 확대에도 힘써야 한다”며 “특히 사회공헌활동은 영업에 도움을 받기 위한 수준의 활동을 넘어 국민의 질환에 대한 이해, 질병 예방,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만큼 큰 그림을 그리면서 연 19조원에 달하는 제약산업 매출의 1% 이상을 사회공헌에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중식 대한약사회 보험위원은 “잊을만하면 되풀이되는 리베이트, 오리지널 제품특허 만료만 되면 쏟아지는 제네릭 의약품들은 제약산업의 고질적 문제”라며 “제약산업은 기본적으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지만 리스크를 꺼리고 제네릭만으로 생존하려는 시장 참여자들이 제약시장을 흐리고 부정적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 위원은 “제약산업 전반이 강력한 자정 노력으로 윤리적 경영을 실천해야 한다”며 “오랜 시간 투자가 필요한 신약개발이 부담스러운 중소제약사들은 우수한 건강기능식품을 시장에 내놓는 등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분야에서 획기적 제품을 많이 만들어 시장을 선도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상위제약사를 중심으로 R&D 투자를 대폭 늘리고 윤리경영도 강화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아직 부족한 면이 많은 것 같다”며 “부정적 이미지를 깨고 세계서도 통하는 국내 제약사가 많아지도록 업계 전체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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