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빠지지 않는 고통이 허리통증이다. 태아의 무게가 늘어날수록 산모 몸에는 상당한 하중이 실리는데 부풀어 오른 배와 출산으로 체형변화까지 일어나 어깨와 등은 물론 허리에도 무리가 온다. 이에 임신 전후로 허리나 목 디스크 등 다양한 척추질환을 호소하는 산모가 많다. 따라서 소중한 생명을 맞는 행복한 순간이 고통으로 남지 않도록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

◆휴식 충분히… 관절에 무리 주는 습관 고쳐야


산후 허리통증을 유발하는 또 다른 원인으로는 ‘릴렉신’이라고 불리는 호르몬을 꼽을 수 있다. 릴렉신은 골반 주위와 온몸의 관절·인대를 느슨하게 만들어 자궁경부가 열리도록 하는 호르몬을 말한다. 출산이 다가오면 평소보다 많은 양이 분비돼 분만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하지만 이 호르몬은 골반인대의 탄력을 낮추고 전신 관절을 벌어지게 만들어 골반과 허리 주변 통증을 유발한다. 허리를 지탱하는 인대와 힘줄이 늘어지면 허리구조물 자체가 약해져 척추질환이 발생하기 쉬운데 릴렉신이 그런 환경을 야기하는 것.

더구나 릴렉신은 출산 후 100일까지 계속 분비되다 6개월이 지난 후부터 줄어들기 때문에 산후조리를 제대로 못하면 관절과 인대가 약해질 수 있다. 이 경우 만성통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산후조리가 필요한 출산 후 3개월 동안은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하며 관절에 무리를 주는 생활습관을 피해야 한다.

칼슘은 뼈 건강에 필수적인 영양소다. 특히 산모는 뼈에 저장된 칼슘이 전부 태아에게 빠져나가므로 칼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칼슘이 부족하면 골밀도가 감소하면서 뼈가 약해지고 천장관절증후군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천장관절은 허리의 맨 끝에 위치한 천골(엉치뼈)과 장골(엉덩이뼈)을 연결하는 관절로 전선장인대, 후면의 후선장인대, 골간선장인대로 싸여 있으며 우리 몸의 중심에서 양쪽 다리와 척추를 연결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천장관절증후군은 이 관절을 지지하는 인대가 약화되거나 손상을 입으면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릴렉신의 영향을 받아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릴렉신은 신체조직을 이완시키면서 태아가 나오는 산도를 확장시키는데 이때 천장관절인대에 전해지는 스트레스가 커져 인대를 손상시키며 심한 경우 골반의 불균형을 유발한다. 물론 출산 이후에는 옥시토신이라는 자궁수축호르몬이 함께 분비되므로 관리를 제대로 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으면 골반 틀어짐이 지속되는 등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천장관절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은 허리와 천장관절 주변의 통증이다. 허리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해 오인하기 쉽지만 천장관절증후군의 경우 엉치뼈의 통증이 심하고 골반에서 사타구니, 허벅다리, 종아리, 발가락으로 연관통이 나타날 때가 많다.

또 골반에 힘이 들어가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어렵고 굽히고 펴는 동작이나 양반다리로 앉는 것이 불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발병원인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지는데 간단한 운동과 물리치료, 약물치료로 통증과 염증을 줄일 수 있는 반면 수술을 받아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초기 증상이 나타났을 때 혹은 산모처럼 불안정한 상태가 예측될 때는 전체적으로 뼈 건강 관리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교정치료 피하고 적당한 스트레칭부터

산모는 모체의 상태가 임신 이전으로 돌아가는 산욕기인 6~8주 동안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받았느냐에 따라 평생건강이 좌우된다. 산욕기부터 산후 6개월까지 몸이 자연적으로 치유되므로 이때를 놓치지 않아야 골반불균형을 치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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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와 관절, 인대에 자극을 줄 위험이 있는 교정치료는 3개월 이후에 하는 것이 좋고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골반분균형 치료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스트레칭으로는 골반안정운동과 코어운동이 있다. 우선 골반안정운동은 옆으로 누워 팔꿈치로 지탱한 다음 나머지 팔로 가볍게 바닥을 지지하고 위에서 바라봤을 때 일직선을 유지한다는 생각으로 다리를 가볍게 들어올렸다 내려주는 동작이다.

코어운동은 윗몸 일으키기 자세로 누운 다음 무릎 사이에 고정할 수 있는 15~30㎝ 정도의 물건을 끼우고 만세 자세를 취한 후 허리가 바닥에서 뜨지 않게 복부에 힘을 줘 허리를 바닥에 밀착시킨다. 이후 무릎 사이에 끼운 물건이 떨어지지 않도록 조여주면서 엉덩이를 하늘 방향으로 힘껏 들어올렸다가 천천히 바닥에 밀착시키고 만세한 손을 무릎 옆쪽으로 내려주면서 복부를 말아주면 된다.

이외에도 모유수유를 하거나 아기를 돌볼 때 허리를 굽혔다 펴는 반복적인 동작을 피하는 등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작은 건강관리법을 실천해야 한다. 누워있는 아기를 안아 올릴 때는 최대한 몸쪽으로 당겨 허리에 주는 부담을 줄이고 평소 아기를 안거나 업고 다닐 때에는 아기띠와 같은 육아용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생활 속 예방법만 잘 지켜도 건강한 육아를 이어갈 수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9호(2017년 8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