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바쁘다. 주변을 돌아볼 틈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도 한번쯤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zoom) 무언가가 있다. ‘한줌뉴스’는 우리 주변에서 지나치기 쉬운 소소한 풍경을 담아(zoom) 독자에게 전달한다.<편집자주>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 /사진=김수정 기자
지난해 5월 모든 구간이 완공된 경의선 숲길은 핫플레이스 연남동부터 홍대, 마포, 용산으로 이어진 도심 속 만남의 장소다. 경의선 숲길은 서울시의 도시재생 프로젝트 중 하나로 폐선된 옛 철길을 산책로로 재탄생시켰다. 공원이 조성된 후 시민들은 숲길을 따라 연인과 데이트하거나 돗자리를 펴고 숲을 즐기며 도심 속 지친 피로를 푼다. 이처럼 경의선 숲길은 서울 시민의 사랑을 받으며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최근 경의선 숲길을 따라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되면서 시민의 휴식에 불편을 끼친다. 숲길과 공원을 끼고 상권이 발달하면서 인근 부동산값이 상승한 게 이유다. 또 다른 의미로 경의선 숲길이 핫한 셈이다. 실제로 숲길이 지나는 백범로 일대의 한 아파트는 지난달 말 기준 전년 동월 대비 가격이 8000만원이나 오르기도 했다.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조성된 경의선 숲길이라는 ‘랜드마크’가 또 부동산에 이용되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이 뛰면 당장 누군가는 이득을 볼 것이다. 하지만 모든 시민을 위해 조성된 숲길과 공원이 소수를 위한 장소로 변질되면 결국에는 우리 모두에게 독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