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경주 장면.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젖히기는 경륜 강자임을 증명하는 전법이다. 선두와 그를 쫓는 마크선수를 한꺼번에 제합하는 짜릿한 기술로 경륜 전법의 백미로 꼽힌다. 
현재 경륜계는 젖히기 전법이 대세다. 경륜을 호령하는 정종진, 박용범, 성낙소, 이현구, 박병하 등 슈퍼특선반 5명의 선수 모두가 젖히기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최근 젖히기로 상승 기류를 타거나 인지도 낮은 선수들이 대어를 낚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광명 31회차 금요경주 선발급 4경주에서 허동혁이 경쟁상대인 김창수와 타협하지 않고 젖히기로 정면승부를 펼친 끝에 우승, 쌍승식 고배당을 연출했다. 같은 날 우수급 11경주에서도 박상훈이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송현희를 젖히기로 제압했다.


젖히기를 변칙 전술로 사용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달 28일 창원 우수급 결승에선 선행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이성광이 창원 대상 챔피언인 권정국과 특선급 출신인 윤현준을 상대로 시도한 젖히기로 고배당을 낳았다. 또 광명 33회차에서 선발급 엄지용과 우수급 권성오가 호쾌한 젖히기로 짜릿한 경륜의 묘미를 선사했다.

젖히기는 앞선 경쟁자들을 일시에 추월해야 하기 때문에 선수의 몸상태가 좋다는 증거다.

하지만 젖히기가 실패할 경우 그 대가는 혹독하다. 가령 우승후보가 젖히기를 사용하다 체력소모가 심한 나머지 후미 선수에게 역전을 허용하는 경우가 있다. 또 젖히기 타이밍을 느슨하게 관망하가다 앞선을 제압하지 못해 착외하면서 태만경주 실격까지 당하는 모습도 종종 있다.


한 경륜 전문가는 "최근 특선급과 우수급에선 강자들 사이에 젖히기 빈도가 높아졌다"면서 "경쟁상대가 타협을 거부하거나 시속이 밋밋하다면 언제든 젖히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