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바쁘다. 주변을 돌아볼 틈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도 한번쯤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zoom) 무언가가 있다. ‘한줌뉴스’는 우리 주변에서 지나치기 쉬운 소소한 풍경을 담아(zoom) 독자에게 전달한다.<편집자주>
모 대기업이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햄 샌드위치의 안쪽 모습이다. 샌드위치의 가격은 2000원이다. /사진=장효원 기자
가짜가 판을 치는 세상이다. 겉은 번지르르 하지만 속은 빈 껍데기인 경우가 허다하다. 먹고, 자고, 입는 우리의 생활 속 깊이 가짜는 숨어있다.
얼마 전 한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를 구매했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양이 많고 먹음직스러운 햄샌드위치를 선택했다. 빵 사이로 겹겹이 쌓인 햄과 치즈는 한끼를 해결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하지만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부푼 마음으로 두꺼운 샌드위치 가운데를 한입 베어물자 모든 햄이 사라졌고 푸석한 빵만 덩그러니 남았다. 황당한 마음에 다른 샌드위치를 열어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손바닥만 한 샌드위치에 햄은 새끼손가락만큼 들어있었다. 그것도 빵 가장자리에 햄이 몰려있었다. 겉으로 보기에 햄이 많아 보이게 한 불순한 의도다.

작은 샌드위치라고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이건 우리나라에서 손에 꼽히는 큰 기업이 운영하는 편의점의 실태다. 시장경제체제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은 ‘정보의 비대칭’이다. 특히 정보를 알기 어려운 소비자를 대상으로 기만행위를 한 기업은 시장을 무너뜨리는 주범이다. 기업이 진정 소비자와 상생하고 싶다면 기본적인 부분부터 신뢰를 쌓아야 한다. 사회 구성원이자 경제주체로서 기업의 책임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