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수정 기자
서울 북촌 한옥마을은 한국 건축의 아름다움이 비교적 잘 보존된 장소다. 경복궁과 창덕궁, 종묘 사이에 위치한 한옥밀집지역이자 서울 600년 역사와 함께한 우리의 전통 거주지역이기도 하다. 조선시대에는 왕실의 고위관직에 오른 사람이나 왕족이 거주하는 고급 주거지구로 유명했다. 북촌지역을 걷다보면 이어진 처마선의 아름다움만큼이나 골목길의 정겨움을 느낄 수 있다.하지만 북촌 한옥마을 주민들은 이 아름다움이 달갑지만은 않다. 지난 주말 찾은 북촌 한옥마을은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었다. 이곳저곳에 붙어있는 조용히 해달라는 현수막과 안내판이 무색할 정도로 시끄러웠다. 이곳 주민인 김영호씨(가명)는 “관광명소로 알려지면서 한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도 늘었다”며 “소음과 쓰레기, 사생활 침해 등으로 몸살을 앓던 주민들이 이곳을 하나 둘 떠나기 시작해 여기저기 빈집이 많다”고 말했다.
이렇듯 ‘투어리스티피케이션’(주거지역이 관광지화되면서 기존 거주민이 이주하는 현상)의 가장 대표적인 예가 북촌 한옥마을이다. 관광객의 발길을 강제로 막기는 어렵겠지만 이곳 한옥마을을 지키던 ‘진짜’ 주민들이 내몰리지 않게 실효성 있는 대책이 속히 마련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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