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블랙리스트. /자료사진=뉴시스

이명박정부 시절 운영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배우 문성근씨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문씨는 18일 오전 10시43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국정원이 음란물을 제작·배포했다는데 경악스럽고 개탄스럽다"며 "이명박 정권의 수준이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수준과 같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당시 문씨의 나체 사진을 합성한 게시물을 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씨는 "배우 김민선씨가 최대 피해자라고 본다"며 "가수는 방송 출연이 안 되면 콘서트를 열면 되지만, 배우는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배우로서 연기력도 키우고 할 꽃다운 나이를 다 날렸다"고 강조했다.

문씨는 이명박정부 시절 운영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피해자 중 1명이다. 국정원 개혁위에 따르면 국정원은 당시 여론을 주도하는 문화·예술계 내 특정 인물·단체의 퇴출 및 반대 등 압박 활동을 하도록 지시했다. 박근혜 정권과 비슷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운영한 것. 

국정원은 당시 문화계 이외수·조정래·진중권, 배우 문성근·명계남·김민선, 영화감독 이창동·박찬욱·봉준호, 방송인 김미화·김제동·김구라, 가수 윤도현·신해철·김장훈 등 5개 분야 82명을 대상으로 퇴출 활동을 전개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지난 14일 국정원으로부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운영 등에 대해 수사 의뢰를 받아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블랙리스트 운영과 관련해서는 원세훈 전 국정원 원장, 김주성 전 국정원 기조실장이 수사 의뢰돼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이다.

한편 방송인 김미화씨도 오는 19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다. 김씨 역시 이명박정부 시절 운영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피해자 중 1명으로 조사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