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29일 산업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자율협약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정부의 국정방향에 맞춰 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지키는 방향으로 금호타이어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고 29일 밝혔다.
이 회장은 29일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채권단 자율협약에 돌입한 금호타이어의 구조조정 진행방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날 자율협약을 맺고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에 대해 연말까지 상환을 연기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일 간담회에 이어 이번에도 “모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을 강조했다. 채권단과 지역사회, 노조 모두가 고통을 분담해야 금호타이어를 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채권단은 추석연휴 이후 두달간 금호타이어에 대한 정밀실사를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정상화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달 말 만기도래 예정이던 채권에 대해서는 연말까지로 만기를 연장했다.
우선 중국법인 문제 등 모든 현안에 대해서는 기업정상화라는 틀 안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는 게 채권단의 방침이다. 실사에 따라 인적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경우 이해당사자의 고통분담을 통해 일자리 감소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향후 경영자 인선에 대한 대략적인 방향성도 언급했다. 금호타이어는 전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이한섭 사장 등이 퇴진하고 손봉영 부사장이 임시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이 회장은 “전문성과 업계에 대한 이해, 기업에 대한 이해, 리더십, 인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급적 빠르게 선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규자금계획에 대해서는 “정상화방안이 마련돼야 말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다만 “만약 신규자금이 필요하다면 채권단과 협의해 공평하게 들어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박삼구 회장이 갑작스럽게 방침을 바꿔 모든 권한을 내려놓은 이유를 묻는 질문이 나왔다. 이 회장은 “과거 매각과 관련해 다소 잡음이 있었는데 과거는 잊고 앞으로 나갈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했다”며 “금호타이어와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인식을 공감한 박 사장이 용단을 내려줬다”고 말했다.
박 회장을 해임하지 않고 설득을 통해 포기하게 만든 이유에 대해선 “현실적으로 생각했다”고 답했다. 해임절차를 밟는 데 드는 시간과 상표권에 대한 포기를 함께 이끌어내기 위해서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박 회장과 만나 재인수에 대해서는 일절 얘기하지 않았다”며 “만약 재인수에 참여하게 된다면 채권단 출자주식 처분 준칙에 따라 처분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호산업 형편으로 봤을 때 실질적으로 재인수는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향후 시행될 구조조정에 대해 “가급적 많은 이해당사자가 협조하고 동참할수록 고통은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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