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개미. 부산 남구 감만부두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외래 붉은 불개미 확산을 막기 위해 컨테이너에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외래 붉은 불개미가 지난달 29일 이후 열흘 넘게 발견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여왕개미 사체가 나오지 않은 만큼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9일 환경부·산림청 관계자, 외부전문가 등 47명이 참여해 부두·배후부지 일대에서 정밀 조사를 실시했지만 붉은 불개미가 추가로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방역당국은 지난달 28일 부산항 감만부두 2선석 컨테이너 적재 장소에서 붉은 불개미가 처음 발견되고, 이튿날 붉은 불개미 집이 추가 확인되자 6개 부처가 참여하는 관계 부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붉은 불개미 방제 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감만부두의 경우 붉은 불개미가 발견된 지점에서 반경 100m 내에 있는 컨테이너 640개를 근처 야적장으로 모두 옮기고 바닥을 파냈다. 혹시 놓쳤을지 모를 붉은 불개미를 찾아 제거하기 위해서다.

또한 1km 범위까지 트랩(덫) 조사를 넓혀 북은 불개미의 확산 범위를 확인 중이다. 트랩 조사는 붉을 불개미를 유인할 수 있는 페로몬 트랩 등 장비를 이용해 해충을 포획해 조사하는 방법이다.

이날까지 붉은 불개미가 추가로 발견되지 않으며 한숨을 돌리기는 했지만 아직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여왕개미 사체가 나오지 않아서다. 붉은 불개미 여왕개미는 하루 최대 1000~1500개의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학자에 따라 다르지만 자연 상태에서 번식 범위는 최소 600m에서 여왕개미 교미 비행으로 최대 수km까지 넓어질 수 있다.

하지만 여왕개미는 알을 낳기 시작하면 날개를 떼고 땅속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다른 곳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적고 특히 개미집 주변으로 방역 작업이 집중된 만큼 이미 죽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정부 합동 조사단에 참여한 류동표 상지대학교 교수는 "여왕개미 사체가 이미 다른 곤충의 먹이가 되었을 수도 있고 땅을 파는 과정에서 손실됐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현재 역학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유입 시기, 원인, 확산 경로도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중국 항만을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당국의 추정이다.

컨테이너의 수입국 및 선적 화물 내역을 역추적한 결과 60% 이상의 컨테이너가 중국에서 온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에서 발견된 붉은 불개미도 대부분 중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