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종합상황실에서 기상청 직원들이 지진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성 기자
지난해 경주지진 당시 늑장 대응으로 국민의 질타와 비판을 받았던 기상청이 포항지진이 일어날 당시에는 발 빠른 대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15일 오후 2시29분경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포항관측소의 지진계는 지진 발생 직후 약 3초 뒤 처음 울렸고 약 19초 뒤에 기상청이 지진 조기 경보를 발령했다. 이는 경주지진 때의 26~27초보다 약 7~8초 빠른 시간.
오차 수정도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지난해 9월12일 규모 5.8의 지진이 경주 남남서쪽 8㎞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최초 발표했지만 지진 발생 10일이 지나서야 진앙의 위치를 남남서쪽 8.7㎞로 수정했다. 또 같은 날 발생한 5.1 규모의 지진 역시 경주 남남서쪽 9㎞ 지점에서 남남서쪽 8.2㎞ 지역으로 고쳤다.
반면 포항 지진은 조기 경보 오차를 수정하는 데 약 6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진원 시간은 같았고 규모는 5.5에서 5.4로 0.1을 줄였다. 진앙은 조기 경보 때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역으로 알렸다가 9㎞로 정정했다.
특히 긴급재난문자 전송시간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됐다. 기상청은 포항지진관측소에서 지진을 최초로 관측한 후 약 23초 뒤인 2시29분57초에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역에서 규모 5.5의 지진 발생. 여진 등 안전에 주의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최초 지진 관측 후 문자 발송까지 8분이 넘게 걸려 늑장대응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지난해 경주지진 때와는 확연히 다른 대처였다는 평가다.
이 같은 변화는 재난문자송출체계를 기상청으로 일원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주지진 이전에는 기상청이 조기경보를 보내면 국민안전처가 재난문자를 송출하는 시스템이라 2단계를 거치는 동안 시간이 지연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하지만 경주 지진 이후 긴급재난문자 송출 업무 등이 모두 기상청으로 일원화돼 발빠른 대처가 가능해졌다.
한편 기상청은 앞으로 지진 조기경보 시간을 올해까지 15초 내외, 내년부터는 10초 내외로 단축하는 등 7~25초로 크게 단축할 계획이다. 또 진앙 위치 오차 개선과 경보 시간 단축 등을 위해 지진관측소를 현재 206개소에서 2018년까지 314개소로 확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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