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에서 학과 결정은 무엇보다 신중하다. 전공에 따라 장래나 직업이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평소 지원 학과에 대해 꾸준히 고민하고 준비한 수험생도 있지만, 뒤늦게 꿈을 찾거나 장래희망이 바뀐 경우에는 학과 선택에 어려움이 있다.

특히 정시 지원 시, 희망하는 모집단위와 맞지 않는 수능 영역을 응시했을 경우에는 고민이 더 깊어진다. 하지만, 정시전형에서 잠재력을 지닌 학생들이 도전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한 대학들도 있으니, 꿈에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자.

◆ 인문계열 의·치·한 도전

의대, 치대, 한의대는 대표적인 자연계열 모집단위로 수학(가)형과 과학탐구 응시자로 자격 제한을 두는 대학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의학계열 정시에도 인문계열 즉, 수학(나)형과 사회탐구 응시자도 지원 가능한 대학이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화여대 의예/인문은 수학(나)형 응시자만 지원할 수 있고, 탐구영역은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응시자 모두 가능하다. 수능100%로 가군에서 6명을 선발하고, 국어25%+수학(나)25%+영어25%+탐구25%로 4개 영역을 동일 비율로 반영한다. 2017학년도 정시 가군에서 6명 모집에, 23명이 지원해 3.83:1의 경쟁률을 보였다.

원광대 치의예/인문은 수학(나)형과 사회탐구 응시자만 지원할 수 있다. 나군에서 5명을 모집하고, 국어28.57%+수학(나)28.57%+영어14.29%+사회탐구28.57%의 반영비율을 적용한다. 전년도 경쟁률은 6:1이었다.

가천대 한의예/인문은 수학(나)형과 사회탐구 응시자만 지원할 수 있고, 나군에서 10명을 모집한다. 백분위를 반영지표로 활용하고, 국어25%+수학(나)30%+영어25%+사회탐구20%의 반영비율을 적용한다. 전년도 10명 모집에 35명이 지원 3.5:1의 경쟁률을 보였다.

순천향대 의대, 동신대, 상지대, 세명대 한의대 등도 교차지원을 허용하지만, 수학(가)형이나 과탐 선택자에게는 가산점을 부여하므로 지원 시 유의해야 한다.
◆ 실기 없는 예체능계열 도전

예체능계열에 대한 진로를 뒤늦게 결정했을 경우, 실기 준비에 대한 부담으로 관련 학과 진학을 포기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러나, 정시에서는 포기할 필요 없이 실기 없이 수능 성적만으로 선발하는 대학을 통해 진학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단국대(죽전) 영화/이론·연출·스탭 및 연극/연출·스탭 전공은 예체능 계열이지만, 실기 없이 수능100%로 선발한다. 가군에서 영화/이론·연출·스탭은 5명, 연극/연출·스탭은 4명을 선발한다. 수능은 국어50%+영어50%로 2개 영역만 반영하고, 한국사는 등급별 가산점을 부여한다. 전년도 경쟁률은 영화/이론·연출·스탭은 8.8:1, 연극/연출·스탭은 8.11:1이었다.

동국대 영화영상은 수능100%로 9명을 선발한다. 모집 군은 가군이고, 국어35%+수학(가/나)25%+영어20%+탐구(사/과)20%를 적용한다. 전년도 22명 모집에 103명이 지원, 4.68:1의 경쟁률을 보였다.

중앙대는 가군에서 영화, 공예/비실기, 산업디자인/비실기, 시각디자인/비실기, 실내환경디자인/비실기, 패션디자인/비실기를, 나군에서 문예창작과 사진전공을 수능100%로 선발한다. 디자인학부의 경우 수능일반전형과 실기전형을 각각 선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영화전공은 국어40%+수학(가/나)40%+탐구(사/과)20%로, 문예창작, 사진, 디자인관련학과는 국어40%+수학(가/나)20%+탐구(사/과)40%의 비율을 적용한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수석연구원은 “청소년 시기에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뒤늦게 관심 분야를 발견하거나, 진로를 변경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자신이 응시한 수능 유형과 지원하려는 모집 단위가 맞지 않아 고민이 될 때는, 수능 응시 영역과 관계없이 지원 가능한 교차지원을 활용하면 된다.”며 “각 대학 정시 모집요강을 통해 수능 영역을 지정하지 않고, 수학가/나형, 사탐/과탐 선택에 관계없이 지원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해 보도록 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