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사진=뉴시스
해양경찰 파출소 전국 95곳 가운데 구조 보트 전용 계류장을 갖춘 곳은 23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해경이 전용 계류장 확보를 위해 예산을 꾸준히 신청했지만 제때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7일 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해상 구조 상황 시 초기 대응 업무를 담당하는 해경 파출소는 전국적으로 95곳이지만, 이 중 신고를 받고 곧바로 구조 보트가 출항할 수 있는 전용 계류장을 갖춘 곳은 23곳에 불과하다.
민간 어선 등과 공동으로 계류장을 사용하는 해경 파출소는 이번 인천 영흥도 낚싯배 전복 사고 당시 초동 대응 지연 논란을 일으킨 영흥파출소 등 전국적으로 72곳이다. 이번 사고와 유사한 해상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신속한 초동 대응이 사실상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번 인천 영흥도 낚싯배 전복 사고 최초 신고 시각은 지난 3일 오전 6시5분이지만,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6시42분이었다. 일분일초를 다투는 긴박한 상황에서 신고부터 사고 현장 도착까지 37분이나 소요된 것이다.
영흥파출소 직원 3명이 출동 지시를 받고 계류장에 도착했지만, 구조 보트가 민간 어선 7척 등과 계류돼 있어 이를 이동시키는 데만 13분이 소요됐다. 결국 구조 보트는 오전 6시26분에야 출항할 수 있었다.
해경 관계자는 "영흥파출소의 경우 긴급한 상황에 대비하고, 구조 보트 운영 시간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 계류장에서 가장 가까운 안쪽에 구조 보트를 계류시킨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민간 어선 등을 구조 보트 바깥쪽에 계류하지 못 하게 할 법적 근거가 없고, 전국적으로 해경 전용 계류장이 없는 곳에서는 즉각 출동이 사실상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해경은 2013년부터 전용 계류장을 마련하기 위해 본격적인 예산 확보에 나섰지만 제때 반영되지 못했다. 해경은 2013년 전용 계류장 2곳을 확보하기 위해 2억5000만원의 예산을 신청했지만 1억1000만원만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해경은 2014년 5억5000만원, 2015년 12억원, 지난해 12억원, 올해 28억원의 예산을 신청했지만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다음해에도 30억원의 예산을 신청했지만 이 마저도 19억5000만원만 배정됐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배천직 행정학 박사는 "이번 낚싯배 전복 사고로 우리나라의 해상 구조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해경만 욕할 것 아니라 누가 이렇게 열악한 해상 구조 여건을 만들었는지 우리 스스로 자문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 박사는 "구조 보트에 레이더가 없고, 즉시 출항이 가능한 해경 전용 계류장도 없고, 해양특수구조단이 있어도 신형 선박이 고장이 나서 현장 투입이 안 되고, 인력과 예산 확충 요청에 정부가 확고한 의지가 없는 상태에서 이와 같은 안타까운 일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해경으로 거듭나려면 예산을 결정하는 정부, 국회가 앞장서야 하는 것은 물론 국민 모두가 이제는 나, 우리 가족, 우리 이웃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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