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인숙 법무부 성범죄 대책위원장이 2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성범죄 대책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의 피해자인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이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됐다.
법무부는 서지현 검사가 폭로한 검찰 내 성추행 사건 관련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권 원장을 위원장으로 위촉한다고 2일 밝혔다.

권 위원장은 “사회적 중요성을 잘 알고 있으며, 우선 피해자들의 피해 경험과 입장을 중요하게 판단하겠다”며 “법무부와 산하기관의 성폭력 성희롱 실태를 파악해 적절한 처리와 대응방안을 마련해 성폭력과 성희롱을 뿌리뽑을 조직문화와 제도개선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1964년 강원도 원주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의류학과를 졸업, 여성인권 운동에 뛰어든 이 분야 권위자다. 특히 권 위원장은 지난 1986년 5공화국 당시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피해자이기도 하다. 

부천서 성고문 사건은 당시 22세 대학생이던 권 위원장이 경기 부천 공장에 위장취업해 노동운동을 하다 구속된 뒤 조사과정에서 부천경찰서 조사계 문귀동 형사에게 고문에 가까운 성추행을 당한 사건이다.

권 위원장은 문씨 등을 고발했지만 검찰의 사건 은폐 축소 등으로 사건은 대법원까지 갔다. 대법원은 민주화 이후인 1989년에서야 문씨에게 징역 5년 실형을 선고했다.


이후 권 위원장은 1994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여성학을 전공해 2000년 클라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하버드대 한국학 연구소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쳐 이듬해 8월부터 사우스플로리다주립대 여성학과 교수로 활동했다.

권 위원장은 1987년 제1회 올해의 여성상을 수상했으며 지난 2003년부터는 명지대학교 교수로 활동했다. 또 현재 국무총리 소속 양성평등위원회 민간위원과 대통령 소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