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모투자 운용사 칼라일그룹이 국내 2위 보안업체 ADT캡스를 3조원 가까운 금액에 SK텔레콤과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 컨소시엄으로 넘긴다. 차입금 비중을 감안해 칼라일이 실질적으로 쥐게 될 자금은 1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칼라일이 이번 ADT캡스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SKT‧맥쿼리, 2.9조원에 ADT캡스 인수
SK텔레콤은 ADT캡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사이렌홀딩스코리아 주식 74만895주를 총 7020억원에 취득키로 결정했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주식 취득 후 사이렌홀딩스코리아에 대한 SK텔레콤의 지분율은 55%로 높아진다.
나머지 45%는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 컨소시엄이 인수한다. 다만 맥쿼리자산운용이 5744억원 전액을 부담하는 게 아니라 케이스톤파트너스와 대신프라이빗에쿼티를 통해 재무적투자자(FI) 컨소시엄을 형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맥쿼리가 4494억원(35.21%), 케이스톤 850억원(6.66%), 대신PE 400억원(3.13%)을 투자하는 식이다.
두 회사가 ADT캡스 지분을 쥐고 있는 사이렌홀딩스코리아 지분을 100% 사들이는 것이다. 이로써 양사의 인수금액은 1조2764억원이며 인수금융(대출)은 약 1조7000억원이다. 즉, 양사는 사이렌홀딩스코리아의 기업가치를 부채 1조7000억원을 포함해 약 2조97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사이렌홀딩스코리아를 존속회사로 하고 사이렌인베스트먼츠코리아와 합병한 뒤 ADT캡스의 자회사인 캡스텍과 ADT시큐리티를 사이렌홀딩스코리아의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이는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을 위한 수순으로 해석된다.
◆칼라일 매각차익 1조원 달해
칼라일그룹은 이번 ADT캡스 매각으로 1조원에 가까운 매각 차익을 실현하게 된다. 칼라일은 지난 2014년 ADT캡스 지분 100%를 2조650억원에 인수하며 투자 원금으로 8000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당시 칼라일은 ADT캡스 인수를 위해 사이렌홀딩스코리아와 사이렌인베스트먼츠코리아 등 두 개의 SPC를 설립했다.
인수자금의 63%인 1조3000억원은 국내 금융권에서 차입해 마련하고 운용펀드를 통해 8000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칼라일은 2015년과 2017년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차환)을 통해 총 3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추가 조달했다. 여기에 SK텔레콤과 맥쿼리의 1조2764억원을 더하면 칼라일에 유입되는 금액은 1조7000억원이 넘는다. 칼라일 투자원금 8000억원을 제하면 9000억원 가량의 차익을 보는 셈이다.
◆대우건설 인수 재추진하나
업계는 칼라일이 확보한 1조원 가량의 금액을 어디에 쓸지 관심을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칼라일이 이번 ADT캡스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또 다른 매물을 찾아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대우건설 인수를 재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매각 실패 후 가격이 1조원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마침 칼라일이 마침 1조원 가량의 금액을 취득하게 되면서 전략적투자자(SI)와 함께 대우건설 지분투자를 재추진할 수 있다고 본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정부 차원에서도 대우건설 등에 대한 투자를 권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간 주춤했던 칼라일의 투자가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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