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상영화제. 버닝. /사진=TV조선 방송캡처
제55회 대종상 영화제가 늘어지는 진행과 미숙한 현장 안내, 영화인들의 저조한 참석률로 원성을 샀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관에서는 신현준 김규리의 진행 아래 제 55회 대종상영화제가 열렸다. 1부에서는 남녀 신인상을 비롯해 조연상, 신인 감독상, 미술상, 의상상, 편집상 등에 대한 시상이, 2부에서는 남녀 주연상과 감독상, 특별상, 최고 작품상 등 주요 시상이 진행됐다.
올해 시상식 전 영화제 측은 "다시 한번 공정하고 신뢰성을 바탕으로 다시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영화제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올해는 좀 더 발전되고 투명하고 공정한 영화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남녀 신인상을 수상한 이가섭, 김다미는 무대에 올라 감격스러운 마음을 드러냈지만, 영화 ‘소공녀’로 신인 감독상의 영예를 안은 전고운 감독은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남녀 조연상의 영예는 ‘독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고인이 된 김주혁과 진서연. 김주혁은 생전 절친했던 소속사 식구인 김석준 상무가 대리 수상을 했고, 진서연 역시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해 그녀의 지인이 대신 수상했다. 황정민 이성민이 남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했지만 이성민만이 자리해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은 나문희 또한 자리하지 않았다.
이 외에도 수상자 일부만 직접 시상대에 올랐을 뿐, 상당수가 불참해 대리 수상자가 무대에 올라 짤막한 소감을 남긴 채 무대에서 내려갔다. 그렇다 보니 시상식의 묘미 중 하나인 인상적인 ‘수상 소감’ 역시 없었다.
음악상을 수상하는 ‘남한산성’의 류이치 사카모토가 불참, 대리수상을 할 예정이었지만 카메라에 잡힌 관계자와 다른 관계자가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무대에 오른 대리수상자는 자신이 가수라고 밝히며 대리수상에 임했다. 영화와 어떤 관련이 있는 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이후 ‘남한산성’의 대리 수상자 김지연 대표는 음악상 수상을 다시 한 번 언급하며 “(아까) 시상에 차질이 있었던 것 같다. 뭔가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심지어 대상 격인 최고 작품상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버닝’이 차지했지만, 영화의 주역들은 아무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버닝’의 제작자인 파인하우스 이준동 대표가 대신 무대에 올라 “이 영화는 질문을 갖고 만들었다. 더 많은 관객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굉장히 미안한 마음”이라며 “보다 많은 분들과 함께 하지 못해 아쉽지만 그럼에도 관심을 가져주고 사랑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무거운 심경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시상식 종반에 이르러 MC의 재량으로 시간을 끌기도 했다. MC 신현준은 우리은행 스타상을 받은 설현을 무대에 세워놓고 "실물이 훨씬 예쁘다", "차기작은 정해졌느냐", "설현에게 영화란?" 등의 질문을 했다. 부적절한 대화로 볼 수는 없지만 누가 봐도 시간을 끌기 위해 던지는 말이어서 아직도 대종상영화제의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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