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2001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서 FC 바르셀로나를 4-0으로 대파한 리즈 유나이티드. 이후 강등을 거듭하며 어려움을 겪었던 전통의 구단은 이번 시즌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의 지휘 하에 승격을 노리고 있다./사진=로이터

1919년 창단한 리즈 유나이티드(이하 리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회 우승, FA컵 1회 우승, 리그컵 1회 우승 등을 차지한 전통의 구단이다. 당대 스타들과 함께 2000-200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이룬 ‘리즈 시절’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후 우여 곡절 끝에 강등 후 좀처럼 1부 리그에 올라서지 못하고 있는 리즈는 16년 만의 승격을 노리고 있다.

리즈 유나이티드는 24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2018-2019시즌 EFL 잉글랜드 챔피언십리그(2부리그) 23라운드 아스톤 빌라와의 원정경기서 3-2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아스톤 빌라에게 전반전에만 2골을 얻어맞으며 패색이 짖었던 리즈는 후반전 시작과 함께 미드필더 잭 해리슨을 빼고 공격수 잭 클라크를 투입하면서 반격을 노렸다. ‘승부사’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의 교체 전략은 유효했다. 클라크는 후반 10분 페널티박스 왼쪽 부근서 단독 돌파 후 환상적인 감아차기로 만회골을 만들었다. 불과 5분 후 이번에는 리즈의 수비수 폰투스 얀센이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골을 작렬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이후 양 팀은 결정적인 찬스를 한 번씩 주고받는 등 추가골을 넣기 위해 치열한 접전을 벌였으나 골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대로 무승부로 경기가 마무리 될 것 같았던 후반 95분, 수비수가 헤딩으로 걷어낸 볼을 케마르 루피가 그대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면서 극적인 역전골을 넣었다. 경기는 그대로 리즈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1970~80년대 암흑기를 거쳐 1989-1990시즌 1부 리그로 승격한 리즈는 1999-2000시즌 리그 3위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냈으며 UEFA컵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후 리즈는 리오 퍼디난드, 로비 킨, 마크 비두카, 올리비에 다쿠르 등을 ‘폭풍 영입’하고 조나단 우드게이트, 해리 키웰, 앨런 스미스 등의 유망주들까지 성장하면서 이듬해 챔피언스리그 4강 신화를 작성한다.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뛴 당시, 박지성의 팀동료였던 스미스를 두고 축구팬들이 만들었던 ‘리즈 시절’은 이후 전성기의 대명사로 자리잡게 됐다. 리즈는 이 ‘리즈 시절’이었던 2000-2001시즌 이후 급격한 재정난에 시달리게 된다. 결국 주축 선수들을 팔아 치우고 성적까지 곤두박질친 리즈는 2003-2004시즌을 끝으로 2부 리그로 추락한다.

이후 2007-2008시즌 창단 88년 만에 3부 리그에 추락하기도 하는 등 좀처럼 1부 리그에 진입하지 못한 리즈는 지난 시즌에도 최종 성적 17승 9무 20패 13위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시즌 세계적인 명장 비엘사를 감독으로 선임한 리즈는 그의 지도하에 완벽 부활을 꿈꾸고 있다. 비엘사식 공격축구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던 리즈였지만, 지난 11월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에게 1-4로 대패한 이후 이날까지 6연승을 달리면서 리그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선수들의 활약상도 뛰어나다. 발렌시아와 스완지 시티 등에서 활약한 미드필더 파블로 에르난데스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만 7골 9도움을 기록하면서 리즈의 핵심 선수로 활약 중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스웨덴 대표팀에서 활약한 수비수 폰투스 얀센은 리즈의 수비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 3부리그를 전전하다 이번 시즌 비엘사 감독의 부름을 받고 중용되고 있는 루피는 홀로 11골을 터뜨리면서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지난 10시즌 동안 크리스마스 날 리그 선두에 위치했던 팀은 모두 프리미어리그 자동 승격에 성공했다. 24일(한국시간) 현재 14승 6무 3패 승점 48점을 기록 중인 리즈는 노리치 시티를 승점 1점차로 제치고 선두에 올라있다. 상승세에 접어들고 있음은 물론, 기분 좋은 기록까지 더해진 리즈인 만큼 차기 시즌 ‘리즈 시절’의 부활을 기대해봄 직하다.